<독일의 가을>은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폴커 쉴린도르프, 에드가 라이츠, 알렉산더 클루게 등 독일을 대표하는 감독들이 공동으로 연출한 작품이다. 적군파(RAF)에 의한 기업가 한스-마르틴 슐라이어의 납치와 살인, 그리고 이어 벌어진 세 명의 적군파 지도자들의 자살사건을 중심으로 펼쳐진다. 적군파 간부 안드레아스 바더, 구드룬 엔슬린, 칼라스페의 석방을 위해 슐라이어를 납치한 적군파. 그러나 사건은 살인과 비행기 피랍이라는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 로 치닫는다. <독일의 가을>은 다큐멘터리, 사건의 극화, 인터뷰를 뒤섞으며 1970년대 후반 독일의 억압적인 정치상황을 조명한다. 그리고 한 국가에서 벌어지는 납치와 석방의 드라마, 그리고 테러행위 등이 대중에게 미치는 심리 적· 정치적인 영향을 주요 서사로 펼쳐 보인다. 적군파 지도자의 자살이 실제로는 국가에 대한 가장 폭력적인 대응이었다는 의혹에서부터 출발한 <독일의 가을>은 풍부한 통찰력과 열정으로 만들어진 역사적 사건에 대한 반성이며, 격동의 시대에 대한 예술적이고 정치적인 기록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