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아나, 엘리아나]는 고향을 떠나 자카르타에서 살고 있는 엘리아나와 그런 그녀를 고향에 데리고 가려는 어머니 분다가 갈등하는 하룻밤 동안의 일을 담는다. 저예산 디지털 모험영화이며 일종의 로드무비인 이 영화에서 두 여주인공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자카르타라는 대도시의 밤거리와 풍경이다. 젊은 엘리아나에게 자카르타는 꿈과 야망을 녹일 수 있는 곳이지만 어머니 분다의 눈에 비친 그 곳은 타락과 부패의 온상이다. 두 여인의 상반된 시각에 비친 도시 자카르타는 얼마간 흉물스러우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화려한 밤의 얼굴을 카메라에 드러낸다. 새로운 인도네시아 영화를 지향하는 13명의 감독이 속한 그룹 아이 시네마(I SINEMA)의 일원인 리리 리자가 연출과 제작을 겸한 [엘리아나, 엘리아나]는 인도네시아에서 불안하게 살아가는 인간들의 부서지기 쉬운 삶의 조건을 탐색한다. 아무것도 정해진 것 없는 엘리아나 모녀의 현재와 미래가 끊임없이 흔들리는 카메라 렌즈에 포착된 채 불안한 여운을 남긴다. (김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