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에게 치명적이다. 그럼에도 가해자는 그 사실을 전혀 깨닫지 못한다. <댐라이프>는 폭력의 트라우마가 얼마나 깊은 지를 이야기하는 저예산 독립영화이다. 코타니는 어린 시절, 엄마의 말을 듣지 않고 강에서 수영을 하다가 동생을 잃는 비극을 당한다. 이후 그는 심한 자책감에 시달리다가 타인의 말대로 행동하기만 하는 수동적 인간이 되어 버린다. 댐 건설현장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들은 이런 코타니를 따돌리고 정신적 폭력을 가한다. 하지만, 그로 인해 코타니가 무서운 존재로 변해 가고 있음을 그들은 깨닫지 못한다. 결국, 그들 또한 피해자가 되고 만다. 기타가와 히토시 감독은 코타니와 동료와의 관계가 어떻게 변해 가는지를 통해, 폭력의 본질을 이야기한다. 이는 곧 현대사회의 축소판이기도 하다. 경쟁과 이익추구만을 강조하는 현대사회에서 약자는 필연적으로 뒤처질 수밖에 없지만, 승자 또한‘ 승자독식’이 아니라 약자와 마찬가지로 몰락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댐 라이프>는 심리드라마이면서 동시에 사회드라마이기도 하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