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북부의 타밀인들은 독립을 요구하며 13년 동안이나 정부군과 싸워왔다. 맹인노인 와니하미는 딸 수난다와 함께 마을에 살고 있고 그의 아들 반다라는 정부군 병사로 전쟁터에 나가 있다. 수난다의 애인인 소메는 결혼 비용을 벌기 위해 마을을 떠나 군인이 될 것을 생각 중이다. 그러던 어느날 반다라의 시신이 도착한다. 정부는 와니하미에게 아들의 전사에 대한 보상금으로 가족을 가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을 만큼 큰 돈인 만루피를 주겠다고 통보한다. 그러나 와니하미는 보상금을 거절하고 아들이 아직 살아있다고 고집을 부린다. <만월의 죽음>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초상인 동시에 윤리적인 갈등으로 훼손되어가는 사회에서 존엄을 지키며 살아남기 위해 투쟁하는 사람들의 삶을 조명한다. 평화스런 풍경을 담은 오프닝 쇼트는 장기간의 내전으로 찢겨진 땅과 대조를 이룬다. 매우 서정적이고 느린 페이스로 촬영된 고요한 풍경과 시적이며 인간적인 모습들은 존엄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이 영화 속에서 존재하는 전쟁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임현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