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의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식으로, 그리고 발리우드식으로 재해석한 작품.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식으로 재해석한 많은 작품들이 있지만 이 영화는 거기에 몇 가지 재미있는 설정들을 더 추가했다. 이를테면 가문끼리는 원수지간이었지만 실상 서로에 대한 악감정은 없이 사랑을 시작했던 『로미오와 줄리엣』과는 달리 이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은 어릴 때부터 보기만 하면 으르렁대는 짐승들처럼 사이가 매우 좋지 않고, 어른이 된 후에도 서로를 계속해서 속이고 배신하다가 상황이 급변하여 사랑을 확인하는 등 남녀 관계에 대한 설정 자체가 매우 현대적이다. 또 가문끼리 왜 사이가 좋지 않은지에 대해 별다른 설명이 없는 몬태규 가와 캐플릿 가와는 달리 이 영화 속 두 가문의 싸움에는 힌두교와 이슬람교라는 종교의 차이와 더불어 선거에서 차기 지역의원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후보 사이라는 매우 로컬적이고 현실적인 이유가 설정되어 있다. 이에 발리우드 영화 특유의 춤과 노래, 비극적이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로맨스에 어울리는 서정적이고 발랄한 스코어들이 영화를 수놓는다. 이 영화를 위해 캐스팅된 두 신인배우의 연기 앙상블도 주목할 만하다. (박진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