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년대 태국의 인기시리즈 영화였던 ‘레드 이글’의 2010년판 리메이크 버전. 가장 독특한 영화적 컬러를 가지고 있는 위시트 사사나티엥이 연출을 맡았다. 1970년 <골든 이글>의 촬영 중 사고로 타계한 미트르 차이반차는 당대 최고의 인기 스타였지만,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인해 태국인들에게는 전설로 남아있었다. 40년 만에 부활하는 ‘레드 이글’은 말 그대로 환골탈태 한 작품이다. 최근 슈퍼히어로영화의 흐름이 그러하듯이 완벽한 영웅 보다는 인간적인 약점을 지닌 영웅상을 그리고 있다는 점, 1,400컷에 달하는 CG 쇼트, 레드 이글과 블랙 데블의 야심찬 새로운 액션 씬 등이 위시트 사사나티엥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부터 구현되고 있다. 주연을 맡은 아난다 에버링햄 역시 21세기형 레드 이글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부족함이 없는 열연을 선보인다. 위시트 사사나티엥은 ‘레드 이글’의 리메이크에 대해 어린 시절 우상이었던 레드 이글과 미트르 차이반차에게 바치는 헌사의 의미와 더불어 오늘 날 부패한 태국사회의 한 단면을 비판하고 싶었다는 연출의 변을 밝히고 있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