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뭄바이에서는 일 년에 한 번 가네샤 축제가 열린다. 코끼리의 얼굴을 한 가네샤는 지혜와 행운을 상징한다. 영화 <소음>은 이 가네샤 축제가 벌어지는 뭄바이를 배경으로 절박한 사정에 직면한 세 명의 남자들을 따라간다. 베스트셀러를 불법으로 복제 출판하는 남자는 건전한 새로운 삶을 원하지만 그의 골치덩이 친구들로 인해 곤경에 처한다. 고국으로 돌아와 사업을 시작하는 남자는 안전을 보장해주겠다는 낯선 이들로 인해 위험에 처한다. 크리켓 팀에 뽑히길 원하는 젊은 남자는 뒷돈 요구와 결혼을 강요 받는 애인으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거리에 울리는 소음만큼이나 거대한 내면의 소음이 이들을 괴롭힌다. 과연 이들은 행운을 상징하는 가네샤 신의 축복을 받을 수 있을까? 이 영화는 인도와 미국을 오가며 공동작업을 하고 있는 라즈 니디모루와 크리슈나 DK 감독의 네 번째 장편영화이다. 이 작품은 세 명의 삶을 정교하게 엮어서 냉소적이면서도 애정을 담아 현대 인도의 풍경을 탁월하게 그려낸다. (김병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