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 지망생 문경은 캐나다로 이민을 가기 전에 친하게 지내던 영화평론가 중식을 만나 막걸리 잔을 기울인다. 대화를 하던 중 두 사람은 비슷한 시기에 통영을 다녀온 것을 알게 되고, 자신들이 경험한 통영의 이야기를 안주 삼아 나누기 시작한다. 두 남자는 서로 같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이러한 사실을 깨닫지 못한다. 그들과 함께 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무르익어가면서 통영의 여름은 추억과 여흥으로 가득 차오른다. <하하하>는 홍상수 감독과 여러 번 작업을 해 온 배우들이 모두 출연한다는 점에서 일종의 종합선물세트와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같은 인물(사건)을 두고 다르게 말하기라는 점에서 <오, 수정> 이후 반복되어 온 홍상수의 세계관도 잘 드러난다. 투정부리는 남자들과 솔직한 여자들의 캐릭터가 여전하지만 홍상수의 영화는 조금씩 변화하며, ′통영′이라는 장소의 낭만과 기억을 특유의 유머로 풀어 보여주고 있다.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