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숙한 강도행각을 벌이며 일 드 프랑스에 터를 닦은 야니스는 경찰에 신원이 전혀 노출되지 않은 치밀한 보스다. 장갑 수송차 납치에 있어서 그를 따라올 자는 없으며 곁에는 그가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프랑크, 나세르, 아민이 있다. 한탕을 위해 갓 출소한 폭탄전문가 에릭을 새롭게 영입한 후 모든 것이 순조롭게 진행되던 중 아민의 욕심으로 조직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 맞닥뜨린다. 파리 외곽 이민자 출신의 갱들을 주인공으로 한 <강도들>은 프랑스 범죄영화의 역사와 저력이 생생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 출소 후 갱단에 합류하는 전과자, 치밀하게 계획되는 한탕작전, 비장한 형제애 등 전통적인 범죄물의 요소들을 그대로 살리되, 파리 변두리로 배경을 옮김으로써 동시대 프랑스사회에 대한 문제의식도 살렸다. 갱과 경찰을 주인공으로 한 장르영화를 일관되게 만들어온 쥘리엥 르클레르크의 네 번째 장편 영화로, 흥미진진함과 스릴을 이어가는 능숙한 연출이 돋보인다. <영광의 날들>로 칸영화제 남우주연상을 공동 수상했던 사미 부아질라와 프랑스의 신성 기욤 구익스의 연기는 스토리에 흡인력을 더한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