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쿠바는 HIV 바이러스 보균자들을 군대가 통제하는 집단 수용시설에 강제로 수용하는 제도를 시행했다. 엄격한 통제 하에 놓인 환자들은 일주일에 한번 가족을 만나는 외출을 허락받는데, 이 역시 환자와 동행하는 이른바 ‘컴패니언’과 함께 가능한 일이었다. 전직 복싱 캠피언이었으나 약물검사를 통과하지 못해 선수 자격을 정지당하고 이 시설로 오게 된 호라시오는 가장 말썽꾸러기인 환자 다니엘의 컴패니언이 된다. 죽음 앞에서도 자유를 꿈꾸며 탈출 계획을 세우는 다니엘과 역시 챔피언 벨트를 되찾고 싶은 호라시오는 각자의 목적을 위해 서로를 돕기 시작한다. 파벨 지루의 <컴패니언>은 알려지지 않은 1980년대 쿠바의 실제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휴먼 드라마다. 하지만 환자수용소로 대변되는 억압적 사회제도와 이에 대항하는 개인, 그리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꺾을 수 없는 인간의 자유의지라는 영화의 주제는 국경과 인종을 넘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다. (박진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