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1년, 시골농장에서 무미건조한 생활을 이어가던 델핀은 농촌생활에서 벗어나 재정적인 자립을 이루기 위해 파리로 떠난다. 그곳에서 그녀가 마주치는 파리 출신의 카롤은 급성장하는 페미니즘 운동에 깊이 연관되어 있다. 두 여자의 만남은 서로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는다. <아름다운 계절>은 68혁명 이후 페미니즘 운동이 절정에 달하는 1970년대를 배경으로 두 여자의 이념적 투쟁과 사랑을 펼쳐놓는다. 영화의 정치성의 핵심인 페미니스트들의 항변은 보다 내밀한 영화의 축인 두 여자의 사랑과 맞물려 전개된다. 카메라는 당시 페미니즘의 논리적 선택이자 무기이기도 했던 누디즘과 동성애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도, 거대 담론과 이념이 실제 사적인 삶의 영역에서 적용될 때 삐걱거리는 양가적 상황 또한 놓치지 않는다. 카롤 역을 맡은 세실 드 프랑스는 자유롭고 열정적인 페미니스트를 완벽하게 체현해내며 올해 가장 큰 화제를 일으킨 배우가 되었다. 로카르노영화제 피아자 그란데에서 상영된 후 부산을 찾는 에너지 넘치는 영화로, 프랑스 중견 감독 카트린 코르시니의 신작이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