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시작되면 한 여자가 감옥에 들어가기 전 신체검사를 받고 있다. 그녀의 이름은 마틸드. 사랑하는 남자의 탈출을 도운 후 대신 감옥에 갇히게 된 처지다. 문학교사였던 그녀는 험하기 짝이 없는 옥중생활에 차츰 적응해가는 한편 남편의 소식을 간절히 기다린다. 그러나 투옥된 이후로 그에게선 아무 소식이 없고, 마틸드는 한 치 앞을 모르는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고립된 삶 속의 그녀에게 유일한 위로가 되는 것은 아들이며, 이제 그녀는 죄수 번호 383205-B라는 새로운 신분을 얻게 된다. <제일버드>는 제작 당시부터 세계적인 프랑스 배우 소피 마르소의 주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작품이다. 청순한 이미지와 로맨틱 코미디의 단골 주연으로 널리 알려진 그녀가 이 영화에서는 온갖 시련을 겪는 여죄수 역을 맡아 열연한다. 옥중생활의 열악한 현실과 제도적 불합리 속에 던져진 지식인의 역을 맡음으로써 소피 마르소는 확실한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