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딧세이>에 영감을 받은 앙겔로풀로스는 <율리시스의 시선>을 인간이 지닌 기억의 짐에 대한 영화로 만들었다. 그리스계 미국인 영화감독 A는 자신이 연출한 최신작의 개봉에 맞추어 북부 그리스의 고향마을을 찾는다. 그는 그곳에서 영화의 개척자인 마나클라 형제들이 만든 작품의 잃어버린 마지막 3개의 릴을 찾아 나선다. 20세기 초, 마나클라 형제는 인종 갈등으로 인해 긴장이 가득한 발칸반도를 여행하며 평범한 사람들과 상인들을 다큐멘터리에 담았다. A는 그 필름 안에 자신이 찾는 진실과 순수, 그리고 잃어버린 역사에 대한 열쇠가 있을 것이라 굳게 믿는다. 전쟁으로 황폐해진 발칸반도, 사라예보의 무너진 필름 저장고를 향해 길을 떠나는 A. 율리시즈의 오디세우스처럼 A는 그곳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마나클라 형제의 삶에도 각인을 남겼던 과거의 사람들과 마주한다. 마치 율리시즈가 이타카를 찾았던 것처럼 A는 필름 속에서 자신만의 이타카를 찾는다. 그리고 A는 새로운 오디세이를 향해 길을 떠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