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인도네시아에 추락한 비행기에 타고 있던 유일한 생존자인 일본인 야스지로 야마다가 실종되자 2002년 그의 손자가 그를 찾아 나서지만, 그도 마찬가지로 다시 사라져버린다. 영화는 줄곧 바람 소리만 가득한 사막을 걸어가는 남자를 보여준다. 무엇을 찾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그의 걸음은 사막을 가로질러 계속되고 감독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롱테이크로 그의 움직임을 오랫동안 응시한다. 영화 중반에 이르러 기미가요를 부르는 그의 모습에서 비로소 그의 정체성이 확인되지만, 그의 뒤로 이미 태양은 저물어가고 있다. 양적인 증가와 더불어 다양한 형식의 실험을 꾸준히 계속하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단편영화의 흐름을 가늠하게 해주는 작품. 옥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