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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의 꿈

By 김정은

이 영화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생각했다.

청소년들의 꿈과 사랑을 다룬 영화겠구나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었는데 결과는? 절반은 맞았고 절반은 틀렸다.

 

건들건들 거리는 것처럼 보이는 샤오양의 주변에는 사랑과 이별의 아픔으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넘쳐난다.

샤오양은 이들의 연애편지를 대신 써주거나 전해주거나 혹은 몰래 읽는 것을 즐긴다.

영화는 샤오양을 매개로 이들의 사랑과 이별을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식어버린 부모님의 사랑과 그리고 그들의 새로운 사랑...

이제는 맞지 않게 된 혼례예복을 안타깝게 바라보는 어머니와 그런 혼례예복을 반쯤은 장난스럽게 입어보는 아버지, 그들에게서 남녀 간의 설레는 사랑은 식어버린 지 오래이며, 그런 그들의 곁에 새로운 사랑이 찾아온다.

어머니 곁에서 늘 웃음을 주는 한 남자, 늘 인상을 찌푸리고 있는 어머니에게 결국 화를 내지만 어머니가 웃으며 즐겁게 살기를 바라는 약간은 괴짜 같은 한 남자.

아버지와 같이 글을 쓰고 책을 읽으며 감정을 공유하지만 그것을 차마 표현할 수 없어 떠나려 하는 한 여자, 그런 그녀의 마음과 자신의 마음이 같음을 알지만 용기 내어 말하지 못하는 아버지.

그런 부모님을 옆에서 지켜보는 샤오양, 그는 담담하게 말한다.

그럼 그들을 초대해서 다 같이 밥 먹어요!”

 

누나의 열정적인 사랑과 실연, 그리고 한 남자의 짝사랑...

어렵게 취직한 회사일도 소홀히 할 만큼 사랑에 열정적인 샤오양의 누나 샤오란, 샤오란을 메몰차게 차버리는 남자친구, 그런 샤오란을 마음속으로 짝사랑하는 샌드위치 가게 종업원.

누나의 순탄하지 않은 사랑을 알게 된 샤오양은 누나에게 실연의 아픔을 준 남자친구를 사람들을 모아 응징하고자 한다.

그리고 종업원의 누나에 대한 짝사랑을 아는 샤오양은 이 둘의 사랑의 메신저가 된다.

 

친구들의 설레고 풋풋한 사랑...

오해로 싸우고 헤어진 사이에 다른 여자에게 고백하는 샤오양의 친구, 그런 그 친구를 아직 좋아하는 여자, 결국 샤오양을 매개로 다시 화해하고 풋풋한 사랑을 키워나가는 친구 커플.

그 친구의 여동생을 짝사랑하는 남자의 연애편지를 대신 전달해 준다고 하고 몰래 읽는 샤오양. 결국 짝사랑을 이루는 남자와 그 마음을 받아들여 설레는 첫사랑을 시작하는 두 사람.

원해서이든 아니든 어쨌든 그들의 사랑의 매개체가 되는 샤오양.

 

이렇게 샤오양의 주변에는 사랑과 이별의 아픔이 늘 존재하지만, 정작 샤오양만은 사랑과 이별의 아픔을 겪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가장 많이 사랑하고 이별하는 것이 바로 샤오양이다.

그래서 이제 자신의 꿈과 사랑을 찾아 떠나는 샤오양의 행보를 우리는 애정 어린 시선으로 함께응시하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