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시민평론단 - 비전

<사랑의 탄생> : 평범의 굴레

By 장수진

 신수원 감독의 일곱 번째 연출작인 <사랑의 탄생>은 김희진 작가의 장편소설 <다른 여름>을 각색한 영화로 주인공 세오와 소라의 여정과 성장을 담은 로드무비이다. 영화는 원작 소설보다 동성애 등 사회적 편견에 쉽게 부딪힐 수 있는 설정 속에서 상처를 극복해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런 면에서 '돌연변이'라는 의미의 영제는 세오만이 아닌 ‘보통’이라는 사회적 틀 안에서 벗어난 모두를 의미하는 걸로 보인다.


 한국에서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자란 세오는 이질적이게도 흑인의 외형을 가졌다. 어머니는 그를 보듬으며 사랑으로 키워내지만 아버지는 어머니의 외도를 의심하고 아들을 외면한다. 이에 세오는 스스로를 돌연변이라 여기며 채워지지 않는 외로움을 안고 살아간다. 부모와 다른 인종으로 태어난 그는 외모로 인해 살아오는 내내 끊임없이 국적에 대해 해명해야만 했다. 어느 날 세오는 백화점에 들러 온몸을 명품으로 치장한 뒤 명품 캐리어를 끌고 지하철로 향한다. 사람들 사이에서 명품 캐리어를 내걸어 무작정 같이 여행할 친구를 찾는 세오에게 악의적인 말이 쏟아지고 익숙해지지 않는 익숙한 아픔에 숨을 고르고 있을 때 또 다른 상처를 가지고 있는 소라가 나타난다.

 

 남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상처를 받아온 둘은 함께 다니며 서로를 조금씩 알아간다. 비록 동행자를 구한 건 세오지만 그의 목적지만을 향해 가는 것은 아니다. 동행 중 마주치는 소라의 상처 또한 여행의 방향이 되어 그들을 이끈다. 잠자리는 들쑥날쑥하고 여정 중에도 세상의 날카로운 시선이 따라붙지만 그럼에도 둘은 서로를 보듬으며 위로를 받는다. 서로 다른 배경과 사연을 지녔지만 비슷한 고독과 아픔을 안고 있던 두 사람은 우정을 쌓아가며 안정감과 소속감을 느낀다. 함께 하던 둘은 여정을 마친 뒤 다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다. 이것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일 것이다. 서로를 통해 치유받은 두 사람은 한 단계 성장한다.

 

영화는 세상의 소수자가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고 결국 다시 사람을 통해 치유받으며 자신의 모습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여정을 담았다. ‘평범’과 ‘보통’ 그리고 ‘소수’란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기 때문에 시선 혹은 상황에 따라 누구나 어느 순간엔 그 대상이 될 수 있다. 작중에서도 이러한 상대성을 보여주는 장면이 나온다. 다른 이를 비난하던 인물이 어느 순간엔 자신이 또 다른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어버린다. 이는 우리 모두에게 해당될 수 있는 이야기로, 본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흔히 가지는 혐오와 편견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되돌아보게 된다.


 세오는 그토록 두려워하던 높은 곳을 향해 힘겨운 걸음을 내딛는데 성공한다. 마지막에 세오의 몸과 연결된 줄은 마치 탯줄 같아 보이기도 하다. ‘사랑의 탄생’이란 세오와 소라의 우정에 기반한 가족애의 발현으로 읽히기도, 자기 부정의 시간을 이겨낸 세오가 스스로의 존재를 받아들이며 새롭게 태어나는 순간으로 느껴지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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