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척스럽게 동네에서 반찬가게를 하는 엄마 애란과 무능력자로 찍힌 시간강사 아들 규현은 사이가 좋지 않다. 애란의 까칠한 성격에 질색하는 규현 또한 엄마에게 살가운 아들은 아니다. 애란이 만드는 반찬은 천연 조미료와 몸에 좋은 약초들을 사용해 건강식으로 소문이 나면서 찾아오는 단골들이 꽤 있다. 애란은 반찬을 만들 때 공책에 자세한 설명과 함께 그림으로 기록을 해둔다. 그런 애란에게 갑작스럽게 치매가 찾아온다. 소중했던 반찬가게를 닫아야 할 만큼 증세가 심해지자 주변에 폐 끼치기 싫어하는 성격인 애란은 스스로 요양원을 찾아간다. <엄마의 공책>은 흔히 말하는 엄마의 손맛에 관한 착한 상상이다. 서로 불평하는 관계지만 엄마의 치매를 계기로 엄마와 아들의 관계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다. 아들은 엄마의 부재를 통해 비로소 엄마를 이해하게 된다. 아들은 엄마의 공책에 적힌 요리법을 따라 하면서 세대를 넘어 이어지는 가족애를 전달받는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