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고 다채로운 색상과 신나는 음악이 어울어진 어린이 애니메이션. 새벽부터 온동네가 떠나가라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는 구피는 남들이 뭐라하건 신경쓰지 않는 당돌한 청년이다. 그는 마을사람들이 제발 그만 부르라고 부탁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결국 마을사람들은 “너의 음악을 온세계로 퍼트려라. 단, 다시는 우리 마을에 오지는 말고”라며 그를 떠나보낸다. 여행을 떠난 구피는 곧 자신과 같은 똑같은 처지인 장구쟁이 바가를 만나 영원한 우정을 다짐한다. 그리고 어두운 숲속에서 만난 도깨비는 그들의 노래를 즐겁게 들었다며 네가지 소원을 들어주기로 하는데…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실력을 검증받은 실파 라다네 감독이 대범하게 도전한 첫 장편이다. 원작은 인도 영화계가 낳은 세계적인 거장 사티아지트 레이(1921-1992) 감독이 자신의 어린 아들을 위해 만든 <구피와 바가의 모험>(1969). 기존의 미국, 일본, 유럽의 애니메이션과는 또다른 색감과 구도가 매우 신선하다. 이해하기 쉬운 단순한 설정과 다수의 신나는 뮤지컬 장면, 해피 엔딩은 발리우드 영화의 전형을 잘 반영한다. 자신의 길을 찾아 세계에 사랑과 평화를 전파한다는 메세지는 엔터테인먼트로서의 영화가 나아갈 길이기도 하다.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