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반체제 인물이자 산악 등반가로 알려진 폴란드 정치망명가 아담 야첵 윙클러의 일대기를 자전적인 형식으로 풀어낸 애니메이션 다큐-드라마이다. 영화는 아프가니스탄의 끝없이 펼쳐지는 판사르 계곡의 이미지에서 시작한다. 푸른빛과 핏빛이 교차하는 계곡의 이미지는 아담이 바라보는 시선인 동시에 아담의 내면의 시선임을 눈의 형상을 통해 시각화하고 있다. 영화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내몰린 아담의 파란만장한 인생을 “생존”이라는 키워드로 풀어내고 있다. 아담이 들려주는 생존 규칙들은 산악 등반에서뿐만 아니라 인생 전체에 적용된다. 영화는 아버지가 딸에게 보내는 편지이자 대화 형식으로 진행된다. 동시에 영화 속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의 목소리도 덧붙여진다. 영화 속 영화, 이야기 속 이야기 나아가 영화 서사에 대한 이야기까지 몇 겹의 층으로 둘러 쌓인 영화는 다양한 애니메이션의 기법들까지 혼융되면서 아담의 굴곡진 인생과 혼돈을 고스란히 체감하게 한다. 그리고 염소, 말, 새와 같은 아이콘과 유쾌한 음악은 그의 험난한 인생을 유머스럽게 접근하게 한다. 안카 다미안 감독의 네 번째 작품이다. (이승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