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평론단
실화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에민 알페르 감독의 영화이다. 올해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수상작이다. 영화의 전체 서사는 현재 세계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분쟁과 폭력의 발생과 진행에 대한 보편적인 사례이다. 배경은 튀르키예의 한 산간마을이고 그 곳에서 같이 살아 온 두 부족의 이야기이다. 전투가 끝나고 귀향하는 첫 장면에서 많은 전투가 영화 속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투 신은 거의 없다. 귀향 후 두 부족 간의 땅을 둘러싼 다툼이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서사를 이끌어 간다. 한 부족은 마을수비대로서 테러리스트들과의 전투에 자원하여 땅을 지키고 전투 중에도 농사를 지어 왔다. 땅의 원래 주인이었던 떠났던 다른 부족이 돌아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현재 세계적으로도 땅의 소유권은 많은 분쟁과 폭력의 원인이다.
부족의 지도자인 셰이크는 부족원들에게 원래 땅 주인에게 땅을 돌려주라고 하지만 땅을 경작해 온 부족원들은 그의 결정에 불만을 가진다. 두 부족원들의 개인적인 다툼은 곧 상대 부족원들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우연히 발생한 두 부족원들 간의 폭력은 전체 두 부족 간의 파국적인 폭력으로 이어진다. 부족의 종교적인 모임에서 셰이크는 조상들의 신탁을 전달하고 원만히 타협하려 하지만 소수의 선동자에 의해 셰이크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폭력으로 잘못 인도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스릴러적인 요소를 도입한다. 꿈과 환시를 통하여 신탁을 받았다고 생각한 형은 현재 셰이크인 동생을 반란으로 내치고 자기가 셰이크가 된다. 누구의 잘못이라고도 할 수 없는 서사가 필연적으로 전개되고 절대적이라고 믿고 있던 선과 악에 대해 서로 다른 판단이 가능함을 이 영화가 보여 준다.
성경의 카인과 아벨의 이야기를 떠 올리게 하는 서사의 진행은 농경민과 유목민 사이의 갈등으로 성경의 이야기를 새로 보게 한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카메라 앵글을 자주 사용하여 신의 존재를 암시하기도 하고 롱 테이크를 사용한 골목의 추적 신 등은 스릴러적인 요소를 잘 보여준다. 종교의식에서 유쾌한 기도합송과 앉은 채 모두 어깨동무를 한 채의 율동은 인상적이다. 쌍둥이 중 한 명은 사탄의 아이라는 미신이 서사의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인용된다. 이 미신은 다른 미신들의 일반적인 표본으로 사용된다. 결국 쌍둥이 미신은 상대 부족이나 가까운 사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결말의 불행으로 이어 지는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종교적인 의식, 조상으로부터 신탁을 받는 과정까지 모두 다른 시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우리 모두에게 벌어지고 있는 의식이고 과정이며, 분쟁이고 오해이며 선과 악이다.
영화는 두 부족 간의 땅을 둘러 싼 분쟁이라는 하나의 이야기로 우리 모두의 보편적인 문제를 이끌어내고 담론화하게 한다. 엔딩 크레디트의 자막과 음악은 이 영화의 보여 주지 않은 결말이 심상치 않음을 암시한다. 영화를 보고 난 후에 느끼는 암울함은 영화가 상기시켜 준 우리시대의 고민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