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의 창
고조10세기 일본 역사에 셰성처럼 등장한 샤나오는 수많은 무용담을 남기고 젊은 나이에 비극적은 최후를 맞은 실제의 인물이다. 특히, 교토의 고조교라는 다리 위의 만남으로 시작되는 샤나오와 벤케이의 이야기는 가부키나 전래동화를 통해 지금도 이야기될 정도로 일본인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총명하고 뛰어난 무술솜씨를 가진 젊은 미모의 무사 샤나오와 난폭하던 벤케이가 개과천선한 뒤 벌이는 의협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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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하토오시마 나기사가 13년의 공백을 깨고 극영화 연출을 시도했다. 뇌졸중으로 인해 부분적으로 마비된 몸을 이끌고 영화 현장으로돌아온 그는 지금까지 연출한 어떤 작품보다도 순수하고 슬프며, 아름다운 영화를 만들어 냈다. 역사적 사실과 감정적 진실 사이에서 조심스럽게 균형을 유지하는 <고하토>는 그가 지난 30년 넘게 다루어 온 "결코 양립할 수 없는 개인적인 정열과 사회적인 규범"이라는 주제의식을 다시 한 번 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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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아바의 계절구아바가 무르익는 계절, 호아는 툭하면 어느 큰 집을 맴돌며 담을 넘으려고 애쓴다. 그 때마다 그의 눈길은 마당의 큰 나무에 매달린 구아바를 향한다. 호아는 어린 시절을 바로 그 집에서 보냈고, 구아바를 따려다 나무에서 떨어져 정신적 성장이 멈춘 곳이기도 하다. 지금 그는 시집 간 누나의 보살핌을 받으면서 하노이 미술대학의 모델로 일하고 있는 중년의 나이가 되었다. 그러나 호아의 어릴 적 그 집은 이미 다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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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이 온다전쟁이 막바지에 달한 1945년, 중국의 북부에 위치한 조그만 마을은 전쟁과는 무관하게 평화롭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 날, 마 다산은 자신을 "나"라고 부르는 신비로운 이방인의 방문을 받는다. 그는 다산을 위협한 뒤, 자루에 들어 있는 두 사람을 맡기며 자신이 다시 찾아올 때까지 데리고 있어 달라고 말한다. 이들은 일본인 병사 하나야와 그의 통역병이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나도 "나"가 돌아올 기미는 보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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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집사실 고부갈등은 인간성의 문제라기 보다는 여성문제의 마지막 배설구 같은 것인지 모른다. 피해자들끼리 서로를 상처입히기 때문이다. 여성 감독인 아파르나 센은 여성적인 예리함과 따뜻함으로 그 상처를 치유한다. 파로미타는 대학원까지 졸업한 엘리트이지만 결혼하여 대가족의 구성원이 되는 전통적인 인도 여인의 삶을 선택한다. 그러나 이기적이고 억압적인 남편과의 결혼 생활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 더구나 아이는 선천성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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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리안 두리안′홍콩반환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인 <리틀 청>을 찍기 위해 몽콕의 거리를 취재하던 프룻 챈은 중국 본토에서 건너온 매춘부이야기를 듣고는 그 이야기를 <리틀 청>에 삽입하고자 했지만 사정상 빠져 버리고 말았다. 그리고는 <리틀 청>을 완성하고 난 뒤 곧바로 차기작으로 만든 작품이 바로 <두리안 두리안>이다. 몽콕의 뒷골목은 매춘과 도박이 성행하는 가난한 사람들의 거리이다. 접시를 닦아 생계를 돕는 어린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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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가리스타필리핀에는 아직도 극장 간에 필름을 자전거로 운반하는 직업이 남아 있다. 이름하여 라가리스타. 20살 난 청년 그레고리는 라가리스타일을 하면서 치매에 걸린 할아버지를 부양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그의 주위에는 영사기사 지미, 극장 간판을 그리는 조아킨과 그의 조카 엘모, 한때 단역배우였던 오상 등 극장과 관련된 일을 하는 이웃들이 있다. 그들 모두는 영화와 관련된 추억들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그레고리는 매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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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청프룻 챈의 ′홍콩 반환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이번에는 9살 난 평범한 소년의 눈으로 바라본 전환기의 홍콩의 자화상이다. 하지만 전작들과는 달리 암흑세계가 이야기의 주무대가 아니라 소시민들이 힘겹게 살아가는 일상적 세계가 무대이다. 리틀 청은 조그만 식당을 운영하는 아버지를 도와 가끔 배달일을 나간다. 그리고 접시를 닦아 생계를 돕는 같은 또래의 판을 만나 친해진다. 그러나 어린 소년에 불과한 리틀 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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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로 아미<무로 아미>는 한 남자의 야욕과 좌절이 집단을 위험에 빠트리고 자신을 파멸에 이르게 하는 과정을 우화적으로 보여준다. 여기에는 드라마 구성의 가장 극적인 모티브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아내와 아이를 잃은 남자의 어두운 기억, 왜곡된 정서, 맹목적인 야망의 야수성, 걱정하고 충고하다 희생하는 어른, 오른팔의 음모와 배신, 불의의 사고사와 살인, 도피처로서의 창녀, 비감한 최후. 그러나 이 영화는 컨벤션의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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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결대중성과 품격을 함께 갖춘 멜러영화의 대가 마니 라트남의 신작. 마니 라트남과 늘 호흡을 함께 맞추는 라흐만의 주옥 같은 음악과 함께 아름다운 춤과 사랑이야기가 펼쳐진다. 카르틱과 사크티는 서로 사랑하는 사이지만 집안의 반대로 잠시 헤어지기로 한다. 그러나 헤어져 있는 동안 두 사람의 사랑은 더욱 깊어만 가고, 결국 두 사람은 친구들의 도움으로 몰래 결혼을 한다. 그리고는 집에는 비밀로 한채 각자의 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