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회고전
개벽19세기 중반, 조선 민중은 새로운 종교운동인 동학에 열광한다. 1대 교주가 사형당한 뒤 2대 교주가 된 최시형은 포교에 성공해 동학은 전국적인 조직을 갖추게 된다. 그러나 정부의 탄압이 심해진데다, 무장 봉기를 주장하는 전봉준의 항명으로 최시형은 곤경에 처한다. 개봉 당시에는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지만 날이 갈수록 평판이 높아지고 있는 또다른 걸작. <서편제>가 감성의 영화라면 <개벽>은 이성의 영화다. 기승...
한국영화회고전
삼국대협임진왜란 후, 왜적 구로다에게 강탈당한 국보 천룡검을 찾기 위하여 비월검법의 명인 일지매는 일본으로 건너간다. 이 무렵 구로다를 찾는 두 명의 사나이가 더 있었는데 그들 중 하나는 구로다의 속임수로 자신의 왼팔을 잃은 격파일도검의 외팔이 마철, 다른 하나는 구로다의 심복 오까모도에게 신혼의 아내를 잃고 자신의 두 눈까지 잃은 심안살법의 검호 요시야마이다. 우연히 마주친 세 협객은 처음에는 자신들의 목표를 위하...
한국영화회고전
서편제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전개된다. 현재 한약재상 직원 동호는 옛 기억을 찾아 소리재 고개를 찾아온다. 과거에 떠돌이 소리꾼 유봉은 어린 양녀 송화 그리고 양자 동호와 함께 전국을 돌아다닌다. 가난에 지친 동호는 유봉을 떠나고, 유봉은 송화의 눈을 멀게해 자기 곁에 머무르게 한다. 결말에서 동호와 눈먼 송화는 재회하지만, 판소리만 나눈 뒤에 헤어진다. 판소리라는 한국 전통 예술의 놀라운 정서적 감화력, 서...
한국영화회고전
아제아제 바라아제순녀는 절에서 수도의 길을 걷고 있다. 그녀의 아버지는 베트남 전 참전 때의 살육의 죄의식으로 승려가 되었다. 그녀는 또한 고등학생 때, 광주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아내를 잃은 교사와의 스캔들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순녀는 중생 속에서 중생과 더불어 불교의 도를 깨달아야 한다고 믿는다. 그녀와 대립하는 진성 스님은 개인적 수행으로 깨달음을 얻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만다라>와 함께 불교에 대한 임권택의 치열한 ...
한국영화회고전
안개마을미혼녀인 수옥은 두메산골의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받아 서울에서 온다. 마을에는 정체불명의 사내 깨철이 있다. 수옥은 차츰 깨철이 마을 곳곳에서 동네 유부녀들과 번갈아 정사를 나누고, 그것을 여인들의 남편들 조차 묵인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임권택의 영화 가운데 성과 욕망을 정면으로 다룬 드문 작품이다. 임권택은 도시의 익명성이 아니라 전통적인 농촌 마을에 잠복한 익명성을, 성욕이라는 까다로운 주제와 결합...
한국영화회고전
장군의 아들일제 강점기이던 1930년대 무렵, 종로의 한 극장에서 일하던 김두한은 일본 학생과의 결투에서 승리하면서 종로의 영웅으로 급부상한다. 종로 상권에서 한국인 주먹들의 힘이 커지자, 종로를 장악하기 위해 일본인 하야시는 한국인 김동회를 끌어들여 김두한 제거를 지시한다. 1960년대에 저예산 B급 액션영화의 대가였던 임권택이 20여 년 만에 액션장르로 돌아와 완성한 문제작. 걷잡을 수 없는 폭력성과 광적인 정념 그...
한국영화회고전
짝코한때 경찰이었던 송기열은 늙고 병든 부랑자가 되어 경찰에 의해 갱생원에 끌려온다. 그곳에서 송기열은 자신이 평생 추적해오던 짝코를 만난다. 30여년 전 한국전쟁 기간에 송기열은 빨치산을 소탕하는 경찰이었고, 짝코는 빨치산이었다. 짝코로 인해 송기열의 삶은 완전히 망가졌고 이제 그는 짝코를 다시 붙잡아 자신의 인생을 보상하려 한다. 한국전쟁의 끔찍한 기억을 비로소 영화적 소재로 다루면서 임권택은 그동안 회피해온...
한국영화회고전
춘향뎐남원 지방 관리의 아들인 16세 아들 이몽룡과 퇴기의 딸 춘향은 사랑에 빠져 평생 함께 할 것을 약속한다. 고향을 떠난 이몽룡은 학문에 정진해 장원급제하고, 암행어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온다. 이몽룡은 포악한 관리를 내쫓고 정절을 지킨 춘향과 재회한다. 한국의 전통 연행예술인 판소리와 서구적 영상 매체인 영화가 한 몸이 된 걸작이다. 대사는 노래가 되고, 판소리의 가락을 따라 인물들은 율동하듯 움직이며, 사건...
한국영화회고전
티켓바닷가 도시의 다방 주인 지숙은 새로운 여종업원 세 명을 데리고 온다. 아버지의 병원비로 힘들어하는 미스 홍, 배우의 꿈을 지닌 경박한 미스 양, 집안 생계와 대학생 애인 민수의 등록금까지 감당해야 하는 순진한 미스 윤. 매춘까지 겸하는 이 다방에는 이제 나이들어 손님들이 싫어하는 미스 주도 일하고 있다. <티켓>은 임권택의 가장 어두운 영화 가운데 한편이다. 하지만 이 영화의 또다른 얼굴은 그 타락과 몰락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