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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일요일<끝없는 일요일>은 올해의 즐거운 발견이다. 브렌다, 알렉스, 케빈은 로마 외곽의 빈민촌에 사는 삼총사다. 돈도 없고 일도 없고 학교에도 다니지 않는 이들은 해변에서 어울려 놀고 로마의 백화점이나 명소를 여행객처럼 쏘다니며 시간을 때운다. 우울하지만 젊은 기운으로 가득한 이들은 청춘의 마지막 순간을 불태우며 영원한 우정을 꿈꾼다. 이들의 모습은 영원히 끝날 것 같지 않은 무덥고 긴 여름의 어떤 일요일과 닮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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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드리머자크 리베트의 <누드모델>(1991)이 시간과 미의 예술이라면, <더 드리머>는 사랑과 꿈의 예술이다. 주인이 떠난 외딴 장원, 애꾸에 추하고 뚱뚱한 라파엘은 어머니와 지내며 그곳을 관리한다. 어느 밤, 상속녀 개랑스가 찾아온다. <미녀와 야수>를 레퍼런스로 삼았다고 밝혔듯이, 이건 21세기식 변주다. 개랑스는 벨처럼 순진하지 않다. 라파엘이 밤에 홀로 연주하는 민속 음악은, 현대미술가인 개랑스가 즐겨 듣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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립세의 사계톨스토이에 따르면, 마을은 자체로 하나의 세계며, 그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관찰하고 묘사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통용되는 보편적 진실에 근접할 수 있다. 유화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2017)에서 반 고흐의 화풍을 영상으로 재현해 호평을 얻은 DK 웰치먼(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먼 부부가 이번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하소설 『농민』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실사로 촬영된 수만 개의 프레임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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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소년병가자 지구의 작전 중 뜻하지 않게 탈영한 병사의 이야기다. 텔아비브에 사는 연인과 부모를 찾아가는 순진한 얼굴의 18살 청년은 혼란스럽고 뜨거운 하루를 보낸다. 이스라엘의 현실을 잘 모른다면 마찬가지의 어지러움을 맛보게 될 것이다. 아랍인들의 시체가 곳곳에 너부러져 있는 가자의 현실과 반대로, 텔아비브의 유대인들은 아랍인들의 테러를 규탄한다. 총을 멘 병사가 거리를 활보하는데도, 뉴스에선 그가 적에 의해 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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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이다호주에 살고 있는 이란 여성 셰이다는 6살 딸 모나와 함께 정부에서 마련해 준 여성 보호시설에서 살고 있다. 남편과 이혼한 셰이다는, 폭력적이었던 남편을 피해 새 출발을 하려고 하지만 법원으로부터 남편이 모나를 주기적으로 만나게 하라는 통보를 받게 된다. 어쩔 수 없이 그와 다시 조우해야 하는 셰이다에게 남편은 다시 합쳐 이란으로 돌아가자고 강요하지만 이미 그에게 마음이 떠난 셰이다는 이를 단호하게 거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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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달려페르난도와 살바도르는 아버지를 앗아간 교통사고의 주범을 찾아 멕시코 북부를 횡단하는 여행에 나선다. 비록 의붓동생 파울라의 동행은 계획에 없었고, 오랫동안 그리던 통쾌한 복수는 뜻대로 진행되지 않지만, 이 여정이 끝나면 이들의 삶은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마리아나 아리아가, 산티아고 아리아가 남매의 첫 장편 영화 속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본 풍광과, 함께 경험한 소소한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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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 투 해브 섹스영국 십 대 소녀 태라, 스카이, 엠은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즐기기 위해 그리스의 한 유명 휴양지에 도착한다. 매일 밤 술과 파티가 난무하는 그곳에서 그들은 한 무리의 젊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태라는 그 무리 중 하나인 소년을 마음에 두지만 쉽사리 그에게 표현하지 못하던 중에, 또 다른 소년 하나가 태라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영국의 신인 감독 몰리 매닝 워커의 장편 데뷔작 <하우 투 해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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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의 뿔1971년 스페인의 섬마을. 마을 여인들의 출산을 돕고 가축을 돌보고 바닷일에도 손을 보태며 살고 있는 조산사 마리아는 어느 날 십 대 소녀의 낙태를 도왔다가 위험에 처한다. 예상치 못한 비극이 발생하면서 마을을 떠나야 할 처지에 놓인 그녀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국경 마을로 도망가 살길을 도모한다. 출산을 앞둔 여성의 거친 신음으로 가득한 집안을 10 분간 진득하게 보여주며 시작하는 <호밀의 뿔>은 고통받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