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상황에서 대면으로 치뤄진 우리나라 첫 국제행사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식은 코로나 사태 이후 1,000명 이상의 일반 관객이 참여한 우리나라 최초의 국제행사였다. 개막식 참석 대상을 72시간 이내 PCR 검사 음성 결과를 받은 사람 또는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 이후 14일이 경과된 자로 엄격히 제한했고,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3차에 걸친 방역자문단의 사전 자문을 받아 전 운영진의 백신 접종, 선제적 PCR 검사 등 철저한 방역 시스템을 갖추고 운영되어, 개·폐막식을 비롯한 야외무대인사, 오픈토크 등의 행사장에서도 관객과 영화인이 직접 소통하는 영화제 본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었다. 방역과 일상의 조화로 대중에게 힘과 위로가 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셈이다. 특히, 부산시 시민방역추진단과 핫라인을 사전에 구축해, 영화제 기간 중 확진자가 다녀간 사실을 확인한 당일 선제적 역학조사를 신속히 마무리했고, 추가 확산 없이 안전한 영화제를 개최할 수 있었다.
관객들로 활기찼던 영화제
전체 좌석의 50%만 사용했지만 관객의 열기는 어느 해보다 뜨거웠다. 좌석 점유율 80%를 기록하며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때문에 억눌린 영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계기가 되었다. 야외극장에서 상영한 오픈시네마도 8일 가운데 5일간 매진을 기록했고 전체 상영 회차 가운데 절반 이상이 매진을 기록했으며, 야외무대행사에도 연일 관객들로 가득 찼다.
신규 프로그램의 성공적 안착
신작 OTT 드라마 시리즈를 극장에서 상영하는 ‘온 스크린’ 섹션은 올해 처음 신설해 폭발적인 호응을 불러왔다. <지옥>, <마이 네임>, <포비든> 3편 모두 전 회차 매진을 기록하며 ‘온 스크린’ 섹션의 성공적인 안착을 보여줬다. 배우들이 영화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액터스 하우스’ 역시 6번의 행사 모두 성황리에 열렸다. 이제훈, 전종서, 한예리, 조진웅, 변요한, 엄정화 등 6명의 배우는 솔직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로 관객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2년 만에 해외 게스트들의 참석
지난해 한 명의 해외 게스트도 초청하지 못한 것과 달리 올해는 적은 숫자지만 해외에서 게스트들이 부산을 방문했다.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과 레오스 카락스 감독을 비롯하여 총 69명의 해외 게스트들은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인 GV, 스페셜 토크, 마스터 클래스, 기자회견, 인터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관객들과 만났으며, 관객들의 열렬한 환대를 받았다.
탈중심형 프로그램의 성공적 개최: 동네방네비프, 동시상영회
부산 해운대와 남포동을 중심으로 개최해온 부산국제영화제를 그 외 지역으로 확장한 프로그램인 동네방네비프는 총 14개의 장소에서 15편의 영화를 35회에 걸쳐 상영하였다. 3,771명의 관람객들은 극장이 아닌 문화 명소에서 영화를 보는 색다른 경험에 호평을 내놓았다. 영화제 또한 동네방네비프를 통해 시민들에게 영화제의 경험과 함께 영화도시의 위용과 비전을 제시했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프로그램이다. 더불어 부산국제영화제가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진행한 동시상영회 또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코로나19 시대에 관객들에게 공간적 제약을 넘어 하나가 되는 뜻깊은 경험을 선사하였다.
커뮤니티 비프의 영역 확장
관객 참여의 깊이와 영역이 더욱 확장됐다. 관객이 직접 프로그래머가 되는 리퀘스트시네마의 레퍼토리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한 아시아영화 프랜차이즈로부터 <안녕, 미누> 등의 독립영화 화제작까지 망라했다. 영화를 색다른 방식으로 보는 실험은 영화퀴즈대회와 관객이 직접 스토리를 선택하는 게임씨어터를 통해 업그레이드 됐다.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 역대 최고의 비즈니스 미팅 수 기록
온·오프라인으로 동시 개최했던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은 한국인 대상으로는 현장에서, 해외 참석자 대상으로는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아시아프로젝트마켓과 E-IP 마켓은 총 1,300회가 넘는 역대 최고의 미팅 건수를 기록했다.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아시아콘텐츠어워즈와 아시아필름어워즈에서는 한국과 아시아의 우수한 시리즈와 영화가 주목받았다. 온라인 콘퍼런스 또한 유튜브로 중계해 대중의 관심을 모았으며, K-콘텐츠 산업의 현황을 확인하고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대면 행사로서 성공적인 개최였지만, 과제를 남긴 영화제
공식적으로 2회의 영사사고와 2회의 기자회견 지연 등 영화제의 운영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앞으로 좀 더 관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하여 관객과 참석자들의 기대와 호응에 보답하는 영화제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