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오늘
꼭껴안고 눈물핑대학로에서 연극을 하는 남편은 함께 무대에 서는 여배우와 바람을 피우고, 아내는 남편 모르게 가사를 꾸리느라 힘겹다. 김동원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는 아주 통속적인 우리 시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남편과 단비 사이에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이별과 집으로 돌아온 남편이 아내와 대화를 나누는 장면들은 현실과 텔레비전 드라...
한국영화의 오늘
뭘 또 그렇게까지전계수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은 춘천을 따라간다는 점에서 홍상수 영화의 기묘한 반복인 동시에 전계수의 영화적 충동을 보여준다. 그는 꽤나 능청스러운 감독이다. 화가와 그를 따르는 여대생의 미묘한 관계는 지극히 통속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대생은 유명한 예술가와 잠자리를 갖게 되면 자신에게 예술적 영감이 쏟아질 거라...
한국영화의 오늘
몽실언니권정생의 유명한 이야기를 옮겼다. 원작은 서정이 넘치며 특유의 대중적 화술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데, 권정생의 베스트셀러는 이지상의 카메라 속에서 훨씬 더 모호하고 불확실한 삶을 사는 과거의 초상으로 변모한다. 전쟁과 가난으로 점철된 과거의 시대에 몽실이와 가족들은 배고픔과 고통을 참아내며 삶을 통과한다. 아버...
한국영화의 오늘
양 한 마리 양 두 마리성인이 된 두 명의 여성이 만난다. 그들은 중학교 시절의 동창생이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한 명은 대기업 비서가 되어있고, 다른 한 명은 해고당한 비정규직 노동자이다. 그들은 한 방에 함께 머물게 되면서 현재와 과거를 인식한다. 현실적인 상황은 과거의 우정을 서서히 무너뜨리고, 현실을 바라보는 인식의 차이는 우정의 시간을...
한국영화의 오늘
너와 나의 21세기대형마트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여주인공은 마트의 물건을 속여 팔기도 한다. 그녀의 목표는 취직을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 성형수술비용을 모은다. 그런데, 동거를 하던 남자친구가 그녀의 돈을 갖고 사라져 버리는 일이 일어난다. 배신감에 사로잡힌 그녀 앞에 사채업을 하는 청년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남자 역시 궁한 상태이다....
한국영화의 오늘
경집을 나간 동생을 찾는 언니, 직장을 나온 뒤 떠도는 애니메이터, 그리고 기자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일하는 사람들.김정 감독은 무언가를 찾는 사람들이 구현하는 다양한 프레임을 보여준다. 그것은 사진 속에, 인터넷 속에, 메시지 속에 그리고 무엇보다 영화 자체에 들어 있는 정보이자 삶의 움직임이다. 영상원 교수이기도 한 ...
한국영화의 오늘
바람부산의 상업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된 짱구는 몬스터라 불리는 폭력서클에 몸을 담게 된다. 그것은 짱구 스스로가 원한 것이기보다는 그 시절의 자연스러운 분위기였고, 짱구는 통과의례처럼 이 과정을 통해 남자가 되는 것을 배워나간다. 영화 속에서 짱구 역을 맡은 배우 정우가 아이디어를 내고, 이성한 감독이 완성한 시나리오를 통해...
한국영화 회고전
병사의 제전미국 UCLA에서 16mm로 만든 졸업 작품. 1960년대 뉴욕 아방가르드의 영향력이 엿보이는 작품으로 ‘죽음’이라는 존재와의 대화가 주를 이룬다. 히피 문화에 영향을 받은 흔적도 보이는 초현실적인 영화다. 원래는 16mm 프린트였지만 상태가 불완전하여 35 mm 로 새롭게 복원작업을 시도하여 상영이 된다. 아쉬운 것은...
한국영화 회고전
화분푸른집에는 현마의 정부 애란과 동생 미란이 함께 산다. 현마는 비서 단주와 함께 이곳을 찾는다. 동성애의 관계를 맺고 있는 현마와 단주, 가출을 하는 단주와 미란의 관계는 정욕과 권력의 파국이라는 양상으로 치닫는다. 하길종식 성정치학이라 할 수 있는 최초의 장편 데뷔작. 단주역을 맡은 하명중은 치명적인 꽃미남으로 다가온다...
한국영화 회고전
수절하길종의 두 번째 영화는 시대극이었다. 가족을 두고 전쟁터로 떠난 유신이 귀환을 하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 시간 동안 가족은 유린당하고, 유신 또한 대결 도중 죽음을 당한다. 하길종의 영화 중 가장 암울하다고 할 수 있는 [수절]은 역설적인 제목처럼 들린다. 도대체 무엇을 위해 지킬 것인가, 무엇을 지킬 것 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