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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은 존재하지 않는다<드라이브 마이 카>(2021)의 음악을 맡았던 에이코 이시바시와 협력해 공연용 영상을 만들다 우연히 장편 극영화로 완성된 작품. 에이코 이시바시의 음악이 강렬한 인상을 남기면서 하마구치 작품 세계의 또 다른 장을 열어젖히는 영화다. 배경은 도쿄와 가깝지만 아직 개발이 진행되지 않은 작은 산골 마을. 코로나 위기가 끝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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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의 깊은 진실“우리는 법이 아니라 명령을 따른다.” 부조리가 판치는 필리핀 정부와 경찰 조직에 환멸을 느끼는 에르메스 파파우란. 설상가상으로 두테르테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시작하자 악몽에 시달린다. 유능한 경관인 그는 죄책감을 덜기 위해 미제로 남겨진 에스메랄다 스튜어트 실종 사건을 파헤치기로 한다. 유명 모델이자 멸종 위기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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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풀에 관하여<윈터 슬립>(2014)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누리 빌게 제일란의 신작으로, 올해 칸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다시 아나톨리아에서, 제일란 특유의 장대한 드라마가 전개된다. 그리고 다시, 도덕과 윤리,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주어진다. 미술 교사인 사메트는 4년을 보낸 시골 마을에서 전근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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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의 즐거움 - 트와그로 가족다큐멘터리의 전설 프레드릭 와이즈먼 감독은 마흔네 번째 작품 <메뉴의 즐거움- 트와그로 가족>에서 4대에 이어 레스토랑을 경영하는 트와그로 가족과 부르고뉴 지방의 프렌치 레스토랑 ‘르 브와 상 포이으’(잎이 없는 숲)을 조망한다. 거장은 미슐랭 쓰리스타에 빛나는 식당 내부나 이곳을 찾는 유명인, 완성된 음식을 찍는 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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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올드 오크영국의 북동쪽에 위치한 한 마을, 예전엔 광산의 광부들로 활기찼던 마을이었지만 폐광 이후로 떠나지 못한 일부 주민들만이 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다. 빈집이 늘어남에 따라 마을의 집값은 떨어지기만 하고 주민들의 불만은 고조되어 가는 어느 날, 영국 정부에서 허가한 시리아 난민들이 마을로 집단 이주를 하게 된다. 가뜩이나 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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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치거장 마르코 벨로키오는 리소르지멘토(이탈리아 국가 통일로 인한 격동의 시기)를 배경으로 한 시대극을 연출했다. 1858년 어느 날 밤, 볼로냐에 사는 유대교 모르타라 가의 집에 군인들이 난입해 여섯 살 난 아들 에드가르도를 납치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가톨릭 신자 하녀가 비밀리에 아이에게 세례성사를 했으므로 아이는 법에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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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킬러<더 킬러>는 미스터리한 한 남자의 독백으로부터 시작한다. 이 남자는 한 비어 있는 공간에서 길 건너 건물만을 철저하게 주시하고 있다. 화장실을 갈 때도, 식사를 할 때도 심지어는 잠을 잘 때도 알람을 맞춰 놓고 그 건물에서 시선을 떼지 않는 이 남자의 정체는 전문 암살자이다. 며칠 동안을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 드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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빔 벤더스의 안젤름 3D<피나>(2012)의 빔 벤더스 감독은 독일 최고의 화가이자 조형 예술가 안젤름 키퍼의 작품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3D 다큐멘터리를 연출했다. 관객은 아카이브 영상과 유년기 재현 신을 통해 안젤름의 삶과 예술적 여정을 서서히 관통한다. 벤더스는 파리와 프랑스 남부에 있는 안젤름의 작업실과 베네치아 팔라죠 광장에서 열리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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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종말이 오더라도 너무 큰 기대는 말라안젤라는 다국적 기업이 제작하는 산업 안전 홍보 영상에 출연할 인물을 물색하느라 부쿠레슈티 시내를 밤낮 누빈다. 과로에 시달린 안젤라가 현실의 벽에 부딪힐 때마다 틱톡에 등장하는 ‘부캐’ 보비타는 위악적인 조롱과 혐오 발언을 퍼부으며 스트레스 해소 창구가 되어준다. 전작 <배드 럭 뱅잉>(2021)을 통해 증명한 바와 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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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장벽2021년 하반기 벨라루스가 중동에서 흘러 들어온 난민들을 인접한 폴란드로 보내면서, 푸른 숲으로 우거진 국경 지대에서 양국의 군인들과 중간에 낀 난민들이 충돌하게 된다. 거장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최신작 <푸른 장벽> 은 철저한 조사에 기초해 다큐멘터리적 접근을 취함으로써, 때로는 현실이 픽션보다 참혹할 수 있음을 짐작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