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약속아홉 살 소년 시우는 밤이 되면 세상을 떠난 엄마가 그리워 눈물을 흘리곤 한다. 그럴 때마다 시우의 아빠 민병훈은 아들을 감싸 안으며 마음을 다독인다. 사랑하는 이를 잃은 부자는 슬픔과 고독, 그리움으로 사무친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지만 둘이 함께하는 순간만은 따뜻하고 강하다. 아빠는 시우에게 시를 써 보길 권하고, 스스로는 차마 내보이지 못한 속내를 자연을 담으며 달래는 듯하다. 숲, 바람, 안개, 눈, 햇...
월드 시네마
약속의 땅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한 <로열 어페어>(2012) 이후 십여 년 만에 니콜라이 아르셀 감독과 매즈 미켈슨이 의기투합해 또 하나의 대서사극을 완성했다. 18세기 중반, 루드빅 칼렌 대위는 덴마크 국왕의 숙원사업인 황무지 개간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힌다. 궁정의 귀족들은 그를 천출이라 폄하하고, 이웃한 영지를 다스리는 지주는 그를 쫓아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이주한 농민들은 그가 딸처럼 키...
와이드 앵글
양 양 양초원이 펼쳐진 내몽골에서 두 젊은 남녀가 남몰래 데이트를 즐긴다. 남자는 곧 일자리를 찾아 도시로 떠날 여자친구와 마지막으로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친구까지 따돌리며 잔머리를 굴리지만 현실은 뜻밖으로 흘러간다. (박성호)
와이드 앵글
얼굴 없는 마부전쟁이 끝난 직후의 아르메니아 사람들 사이에는 서로 간의 불신과 패배주의가 팽배하다. 사테닉은 전쟁 중 실종된 오빠를 찾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포로로 잡힌 군인들이 불법적으로 고문당하는 영상을 찾아본다. (박성호)
와이드 앵글
업보이승에서 극악무도한 죄를 짓고 저승사자에게 끌려간 봉식은 염라대왕 앞에서도 뉘우치지 않아 백 년의 극형을 선고받는다. 백 년 후, 저승의 법도에 따라 새 ‘업’을 받게 된 봉식. 흑백 미니멀리즘 스타일로 판타지 사극의 무드와 톤을 너끈히 뽑아내는 솜씨가 인상적이다. (강소원)
아이콘
엘레지홍콩 현대사를 살아온 인물들의 역동적인 삶을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농밀한 드라마로 스크린에 옮겨왔던 허안화 감독이 마음속에 품어왔던 프로젝트를 실현한다. 홍콩 현대 시의 자취를 더듬는 일이다. <엘레지> 에서 허안화는 그가 주목하는 시인들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족적을 유연하게 정리하며 그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을 비추는 동시에 그들의 시를 들려준다. 영화는 특히 두 명의 시인에 주목한다. 고유한 삶의 방식과 ...
와이드 앵글
여공의 밤<여공의 밤>은 과거에 있었지만 현재는 사라진 것들 혹은 이야기되지 않고 잊힌 것들에 대한 생각으로 시작된다. 조선의 첫 기록영화 <경성전시의 경> 이 유실되어서 하는 수 없이 시미즈 히로시의 <경성>으로 시작하는 영화. 김건희 감독은 “적절한 때에 이야기되지 않은 것은 다른 시대가 오면 순전한 허구로 간주된다”고 믿는다. 일제 강점기 총동원령으로 영등포 방직공장으로 강제로 끌려온 농촌 소녀들이 그렇다. 이제...
뉴 커런츠
열병을 앓고 난 뒤남자친구를 살해하려다 실패하고 감옥에 들어간 여자 사나에. 6년 뒤 사나에는 산림 관리를 하는 남자 켄타를 만나 결혼을 한다. 사나에와 켄타의 결혼 생활은 사나에의 전 남자친구의 아내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사나에는 아직 전 남자친구를 잊지 못하고 켄타는 그런 사나에를 감당하기 버거워진다. 영화는 나의 사랑만이 특별하고 내가 있어야 상대를 구원할 수 있다는 믿음에 도전한다. 사나에와 켄타는 처음...
특별기획 프로그램
영웅본색 (4K 복원작)“강호의 의리가 땅에 떨어졌다”며 주윤발이 배신을 당해 체포당한 친구 송자호의 복수를 위해 홀로 풍림각에 쳐들어간다. 슬로 모션으로 문이 열리고 시선 변화도 없이 무차별 난사하던 그가, 악당들이 죽었는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은 채 쌍권총을 내던질 때, 그 쿨한 카리스마는 전설의 시작이 됐다. 이른바 ‘홍콩 누아르’의 원조 <영웅본색>은 범아시아 장르 영화의 모든 것을 바꿔 놓았다. 홍콩 무협 영화의 전설, ...
개폐막작
영화의 황제 2006년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크레이지 스톤>으로 부산의 팬들을 환호하게 했던 닝하오 감독이 17년 만에 다시 폐막작 <영화의 황제>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우리가 사랑해마지 않는 올 타임 레전드, 유덕화와 함께이다.
홍콩 영화 스타 라우 웨이치(유덕화)는 홍콩필름어워즈에서, 이번에도 남우주연상을 놓친다. 보다 진지한 영화로 서구 영화제 수상을 노리기로 결심한 라우는 린하오(닝하오) 감독에게 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