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올빼미, 정원 그리고 작가사라 다우라타바디 감독이 테헤란 외곽의 가족 정원에서 부모님과 함께 지낸 시간을 담았다. 표면적으로 가족 드라마의 외양을 갖추었지만, 사라의 아버지가 이란에서 가장 유명한 소설가인 마흐무드 다우라타바디라는 점이 영화에 완전히 다른 질감과 무드를 불어 넣는다. 가난, 투옥, 혁명, 전쟁, 정치적 탄압과 검열을 겪으며 살아온 아버지는 일상에서 완전한 허구적인 우주를 창조하는 능력을 지녔고, 딸도 그 재능을 물려받...
특별기획 프로그램
와호장룡 (4K 복원작)주윤발이 자신의 영화 인생을 통틀어 처음으로 ‘삭발’한 영화 <와호장룡>은, 이안 감독이 <음식남녀> 이후 중국어로 만든 첫 영화다. 할리우드로 진출해 아시아 감독으로서는 놀랍게도 <센스 앤 센서빌리티>, <아이스 스톰>, <라이드 위드 데블> 등을 성공적으로 작업한 만큼, 그 특유의 ‘센스 앤 센서빌리티’ 로 그려낸 무협의 세계는 기존의 컨벤션과 사뭇 달랐다. 무엇보다 기존 무협 영화의 익숙한 주인공이 아닌...
와이드 앵글
우리들의 공화국중국 청년 에량이 2평도 안 되는 쪽방에서 ‘그들만의 공화국’을 꿈꾼다. 자칭 공산주의자, 남들이 보기엔 이상주의자, 실은 터무니없는 몽상가인 에량은 오늘도 행복하다. 온갖 잡동사니로 발 디딜 틈 없는 방은 사이키델릭한 조명 아래 미지의 청년들로 북적대고, 제대로 된 앵글이 불가능한 카메라는 늘 기울어져 있거나 흔들린다. 자욱한 담배 연기 속에 서로의 몸을 겹친 청년들이 술을 마시고 악기를 연주하거나 롤링 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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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하루한때 배우로 일했던 상원(김민희)은 지금 선배 정수(송선미)의 거처에 머무르는 중이다. 어느 오후,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여자가 찾아와 상원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시인 홍의주(기주봉)는 심장이 안 좋아져서 술 담배를 끊은 상태다. 젊은 감독이 시인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그의 집에 와 있다. 마침 시인을 동경해온 한 남자가 방문해 그에게 여러 질문을 던진다. <우리의 하루>는 이들이 겪는 하루의 면면...
월드 시네마
우먼 오브<엘르>(2011), <인 더 네임 오브>(2013), <바디>(2015) 등의 작품을 통해 몸과 섹슈얼리티에 대한 관심을 드러낸 마우고시카 슈모프스카는 <우먼 오브>에서 남성의 신체에 갇힌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작은 마을에서 반평생을 안제이로 살아온 아니엘라는 사랑스러운 아내와 두 아이의 가장이자 평범한 사무원처럼 보인다. 그러나 안제이의 인생은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부모님과...
온 스크린
운수 오진 날순박한 오택(이성민)은 자신의 과오로 재산을 모두 날린 뒤 헤어진 가족과의 재결합을 꿈꾸며 택시 운전을 한다. 돼지꿈을 꾸고 손님을 많이 받은 어느 운수 좋은 날, 오택은 마지막 손님으로 혁수(유연석)를 만난다. 혁수는 장거리 야간 운행을 부탁하며 100만 원을 제안하는데, 마침 돈이 필요했던 오택은 함께 묵포로 향한다. 한편 아들을 죽인 범인을 찾던 순규(이정은)는 병원에서 우연히 마주친 혁수가 의심스럽다....
와이드 앵글
워터컬러스 <워터컬러스>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며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만들어가는 인디 뮤지션들을 조명한 옴니버스 다큐멘터리다. 새 앨범을 준비하며 음악적 영감을 받으려 미국 여행길에 오르는 프로젝트 그룹 ‘pigfrog’의 좌충우돌 여정과 그들의 열정을 경쾌하고도 리드미컬하게 담고 있는 이인훈 감독의
특별기획 프로그램
원 모어 찬스<원 모어 찬스>의 중국어 제목은 ‘날 도박의 신이라 부르지 마’라는 뜻의 <별규아도신>이다. <정전자>라는 제목으로 국내에서도 크게 흥행한 <도신> (賭神)을 패러디한 것인데, 과거의 영광을 뒤로 하고 주윤발이 이제 홍콩을 떠나 마카오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장발의 ‘홀아비’가 되어 돌아왔다. 그가 지난 세월 액션영화의 주인공으로서뿐만 아니라, 수많은 코미디 영화로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운 걸 아는 팬들이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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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유레카>는 비고 모텐슨이 연기하는 흑백 웨스턴으로 시작한다. 하지만 화면은 곧 컬러로 바뀌고 한 경찰의 시점으로 우리는 현재 다코타 보호지역에 사는 인디언 원주민의 일상과 문화와 땅 모두를 빼앗긴 채 비참하게 사는 그들의 고통을 대면한다. 이 저주를 풀기 위해 경찰과 함께 사는 소녀는 곧 조상의 무속과 연결된다. 소녀는 사람을 변신하게 만드는 주술을 부리는 할아버지를 찾아가 새로 변신한다. 남미로 날아간 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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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들의 초상코로나 이후 많은 것이 바뀐 가운데 영화를 대하는 태도도 크게 달라졌다. 평점을 검색해 돈과 시간을 쓸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고, 2배속 버튼을 언제든 누를 수 있는 리모컨을 손에 쥐고, 푹신한 소파에 앉아 대형 TV 모니터로 영화를 보는 것이 어느새 ‘합리적 소비’로 여겨진다. 클레버 멘도사 필루의 렌즈는 덧없는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살풍경한 모습으로 변해버린 고향 헤시피를 비춘다. “그래도 좋아하는 것은 좋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