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석
이 영화의 끝에서10여 년의 세월 동안 영화가 엎어지길 반복한 영화감독 시원(박종환)은 산악 영화 제작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또다시 멈춰 섰고, 반려묘 루카마저 세상을 떠났다. 절망과 고통 속에서 시원은 루카를 묻기 위해 깊은 산속으로 들어선다. 바로 이때, 영화는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문을 내고 기이한 산행을 시작한다. 그곳에서 시원은 도망치고 포기하고 싶지만 끝내 떨쳐내지 못한 제 안의 고통스러운 창작의 씨앗과 ...
지석
이치코2015년 8월 12일, 하세가와는 이치코에게 청혼을 한다. 이치코는 하세가와의 프로포즈에 감동하며 눈물을 흘리지만, 다음날 TV 뉴스를 보고 충격을 받은 듯 갑자기 집을 나간다. 이치코는 어디로 간 걸일까? 하세가와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하고 수사를 맡은 형사는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꺼낸다. 이치코는 원래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영화는 형사의 수사 수첩에 적힌 메모처럼 구성되어 있다. 증언을 한 사람의 ...
와이드 앵글
인공 세상의 새로운 아침나은과 연수는 작은 방에서 함께 살고 있는 연인이다. 그런데 하루에 두 시간씩 연수는 보이지 않는 존재가 된다. 자꾸만 사라지는 남자, 혼자 남겨진 여자. 내내 모호하고 내내 흥미로운 이 영화는 색채, 화면비, 이미지, 질감으로 어떤 감각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강소원)
아시아영화의 창
인샬라 어 보이요르단 영화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에 초청된 작품. 어느 날 갑자기 남편이 죽고 어린 딸을 홀로 부양해야 하는 여자가 살고 있던 집과 딸의 양육권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한다. 요르단의 법에 따르면 딸만 있는 여자가 남편을 잃은 경우, 남편의 혈육에게 재산권과 양육권이 넘어가기 때문이다. 여자는 집과 딸을 지키기 위해 배 속에 아들이 있다고 거짓말을 한다. 인샬라, 과연 신은 누구의 편이 되어줄 것인가? 요르단 ...
아시아영화의 창
일초 앞, 일초 뒤성공한 대만 영화 <마이 미씽 발렌타인>(2020)을 일본에서 리메이크한 작품. <마을에 부는 산들바람>(2007) <린다 린다 린다>(2005)의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연출했고 <드라이브 마이 카>(2021)에 나왔던 오카다 마사키가 주연을 맡았다. 하지메는 교토의 우체국에서 일하는 청년. 거리의 가수 사쿠라코를 만나 호감을 갖고 가까워지지만, 어느 날 아침에 깨어보니 자신이 기억하지 못하는 사이에 하루...
특별기획 프로그램
임페티고어톨게이트에서 일하는 25세 여성 마야는 스토커의 살인 시도로부터 간신히 살아남는다. 그리고 오랫동안 잃어버린 가족으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그녀는 베프 디니와 함께 자신들의 정체를 숨긴 채 고향 마을을 찾는다. 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긴 시간 마을을 괴롭혀 온 저주를 풀기 위해 다 같이 그녀를 죽이려고 한다. 마야는 진실을 대면하고 화해할 수 있을까? 2019년 공개되며 세간의 주목을...
와이드 앵글
자매의 맛이삿짐도 채 정리되지 않은 연주의 자취방에 언니 선주가 갑작스레 들이닥친다. 좁은 방, 부족한 살림살이, 오래된 물건들. 좋은 연기에 힘입어 자매의 평범한 순간들이 특별해지고, 그 하루에 이십 대를 함께 보낸 자매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인다. (강소원)
특별기획 프로그램
자모자야꽤 실력 있는 인도네시아 출신 래퍼 제임스는 하와이에 거주하면서 자신의 미국 데뷔를 준비 중이다. 그에게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는 제임스의 형이자 자신의 아들을 잃은 아픈 상처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 하나 남은 아들을 위해 모든 것을 헌신하는 아버지, 한창 앨범을 준비 중인 제임스의 매니저를 자처하고 나선다. 하지만 사사건건 제임스의 일에 관여하려는 아버지는 제임스를 데뷔시키려는 레코드 회사에겐 성가신 존재이기...
특별기획 프로그램
자바섬으로의 순례90세 할머니 음바 스리는 1940년대 인도네시아 독립 전쟁 때 징집된 후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기 위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원하는 단 한 가지는 사후에 남편의 무덤 옆에 묻히는 것이다. 그녀는 여정에서 다양한 사람들과 마주치게 되고 그들로부터 여러 가지 예상치 못한 놀라운 요소들이 드러나며, 점차 긴장이 고조된다. 영화는 공산주의나 네덜란드의 식민 지배 같은 민감한 문제를 매우 캐주얼하면서도...
지석
자서전 비슷한 것파르한과 티티는 다카에 살고 있는 감독-배우 커플이다. 이들은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무슬림 사회에서 결혼한 지 10년이 되도록 아이를 갖지 않는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다. 팬데믹 기간에 일이 줄어들자 지금이 아이를 갖기 좋은 때라고 생각하게 된 티티는 파르한을 설득하여 결국, 임신에 성공한다. 임신 막바지의 어느 날, 한밤중에 큰 폭죽 소리가 지속되자 예민해진 티티를 뒤로 하고, 파르한은 무작정 밤길로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