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프로그램
패스트 라이브즈나영과 해성은 어릴 적 서로 좋아하는 감정을 가지고 있던 친구 사이다. 어느 날 나영은 캐나다로 이민을 가게 된다. 그로부터 12년 후, 노라라는 새로운 영문 이름으로 뉴욕에 거주하고 있던 나영은 페이스북을 통해 해성이 자기를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록 온라인이지만 서로 만나게 된 해성과 나영은 반가운 마음에 하루가 멀다하고 지속적인 대화를 이어간다. 서로 직접 만나고 싶지만, 작가를 꿈꾸던 노라와 중국...
와이드 앵글
포 도터스튀니지에 사는 올파에겐 네 딸이 있다. 어느 날 첫째와 둘째 딸이 사라진다. 가출한 10대의 두 소녀는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기 위해 리비아로 떠났다. 이 일은 실제 2015년 튀니지에서 일어난 일로, <포 도터스>는 올파 가족의 이 비극을 복기하는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로서 영화의 특이점은 재연 드라마의 방식을 통해 가족의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데 있다. 부재한 두 딸을 연기할 배우와 함께 올파를 연기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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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른 리브스은퇴를 번복하고 돌아온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최신작 <폴른 리브스>는 감독의 프롤레타리아 3부작[<천국의 그림자>(1986) <아리엘>(1988) <성냥공장 소녀>(1989)] 계보를 잇는 작품이다. 우크라이나 침공 소식을 전해주는 라디오 외에는 세상과 단절된 여자와 우울한 일상을 알코올로 달래는 자칭 터프가이 남자는 헬싱키의 밤 거리에서 만나 호감을 느낀다. 이들의 조심스러운 로맨스는 몇 번의 우연과 몇 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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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장벽2021년 하반기 벨라루스가 중동에서 흘러 들어온 난민들을 인접한 폴란드로 보내면서, 푸른 숲으로 우거진 국경 지대에서 양국의 군인들과 중간에 낀 난민들이 충돌하게 된다. 거장 아그네츠카 홀란드의 최신작 <푸른 장벽> 은 철저한 조사에 기초해 다큐멘터리적 접근을 취함으로써, 때로는 현실이 픽션보다 참혹할 수 있음을 짐작케 한다. “정치적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영화를 만들지는 않지만 우리 세상 모든 면이 정치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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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렌치 수프19세기 프랑스. 미식가 도댕(브누아 마지멜)과 요리사 유진(줄리엣 비노쉬)은 20 년이 넘는 세월을 함께하며 신뢰와 사랑을 키워온 사이다. 영화는 도댕을 주축으로 한 미식가 클럽의 만찬을 준비하는 주방의 풍경을 30분이 넘도록 정성 들여 스케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음식을 만들고 맛보고 평가하는 이 초반부의 긴 요리 시퀀스가 예술이라 불러 마땅한 요리란 무엇인가를 감각적으로 보여준다면, 도댕이 오직 유진만을...
월드 시네마
하늘을 나는 아빠를 보았다아이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지닌 다르덴 형제가 제작에 참여한 이유가 충분한 영화다. 앞선 영화 두 편[<헤디>(2016)와 <디어 썬>(2018)]에서 아들의 삶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어머니와, 아들의 건강과 미래에 집착하는 아버지에 주목했던 모하메드 벤 아티야는 신작에서 다시 아버지와 아들을 등장시킨다. 반면 아들의 나이는 훨씬 어려졌다. <헤디>에서 아들 역을 맡았던 마지드 마스투라가 이번에는 아버지로 나오며...
플래시 포워드
하늘을 달려페르난도와 살바도르는 아버지를 앗아간 교통사고의 주범을 찾아 멕시코 북부를 횡단하는 여행에 나선다. 비록 의붓동생 파울라의 동행은 계획에 없었고, 오랫동안 그리던 통쾌한 복수는 뜻대로 진행되지 않지만, 이 여정이 끝나면 이들의 삶은 결코 이전과 같지 않을 것이다. 마리아나 아리아가, 산티아고 아리아가 남매의 첫 장편 영화 속에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본 풍광과, 함께 경험한 소소한 에피소드...
플래시 포워드
하우 투 해브 섹스영국 십 대 소녀 태라, 스카이, 엠은 아무 제약 없이 자유롭게 즐기기 위해 그리스의 한 유명 휴양지에 도착한다. 매일 밤 술과 파티가 난무하는 그곳에서 그들은 한 무리의 젊은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태라는 그 무리 중 하나인 소년을 마음에 두지만 쉽사리 그에게 표현하지 못하던 중에, 또 다른 소년 하나가 태라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영국의 신인 감독 몰리 매닝 워커의 장편 데뷔작 <하우 투 해브 ...
한국영화의 오늘
한 채허름한 행색의 노인과 젊은 여인이 인적 없는 마을의 버려진 모텔에 들어간다. 두 사람이 부녀 관계이고 빈집을 찾아 숙식 중이며, 딸에게 다소 지적 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우린 잠시 후에야 알게 된다. <한 채>에서는 늘 사태가 먼저 오고 사실이 뒤늦게 온다. 저 부녀가 허름한 사무실에서 한 젊은 남자와 마주 앉아 있을 때 그들의 모의와 관계의 정체도 잠시 뒤에야 밝혀진다. 이 미리 오는 사태와 뒤늦게 오는 사실...
개폐막작
한국이 싫어서계나(고아성)는 한국이 싫다. 20대 후반에 이른 자신의 삶을 돌아보니 의미 없이 반복되는 일상에서 쌓이는 피로와 무력감뿐이다. 계나에게 잘해 주는 오랜 연인 지명(김우겸)이 있지만 그도 계나가 원하는 종류의 행복을 채워 주진 못한다. 게다가 계나와 지명의 집안은 이른바 계층 차이가 심한 편이라 계나의 마음 한쪽에는 불편함이 자리 잡고 있다. 직장에 취직한 지명을 축하하기 위해 지명의 가족들과 모임을 가진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