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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 글래시스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은 반세기의 연출 경력을 자축하듯 본인에게 명성을 안겨준 장르 지알로로 다시 관객을 찾는다. 햇살이 내리쬐는 여름, 로마의 한복판. 다이애나(일레니아 파스토렐리)가 어떤 남자에게 쫓기고 있다. 자동차 사고로 시력까지 잃지만 그녀는 오히려 용사처럼 악의 세계를 향해 기꺼이 발을 내디딘다. 호러무비의 레전드답게(<딥 레드>(1975), <서스페리아>(1977)) 감독은 다양한 캐릭터에 생동감을...
와이드 앵글
단편영화 유니버스자신의 단편영화 상영회에서 은퇴를 선언한 독립영화감독이 술을 잔뜩 퍼마신다. 숙취에 시달리는 아침, 그가 창조한 영화 속 캐릭터들이 집으로 들이닥친다. 자기 조롱과 셀프 오마주가 뒤섞인 영화에 관한 영화, 혹은 무명감독의 외장하드에 담긴 단편영화에 대한 존재론적 예찬.
미드나잇 패션
더 메뉴커플인 마고와 타일러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셰프, 슬로윅의 초청을 받아 어느 외딴섬 레스토랑의 저녁 식사에 참석하게 된다. 평소 슬로윅을 존경해왔던 타일러는 들뜬 마음으로 여러 유명인사들과 함께 섬으로 출발하는 배에 탑승한다. 레스토랑에 도착한 손님들은 슬로윅의 화려한 환대에 탄성을 자아낸다. 하지만 ‘음식은 또 다른 예술’이라는 슬로윅의 기괴한 집착에, 좋았던 분위기는 점차 이상한 방향으로 흐른다. 뭔가 심상...
미드나잇 패션
더 프라이스 위 페이전당포를 털기로 한 두 남자. 그들의 계획이 성공하려던 찰나 총격전이 일어나고, 두 남자는 총상을 입은 여자를 인질로 붙잡아 도망친다. 하지만 경찰을 피해 시골의 한적한 농장 건물에 숨어서 잠잠하기만을 기다리는 이들에게는 상상도 하지 못할 잔인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는데... 마치 <텍사스 전기톱 학살> (1974)을 연상시키는 <더 프라이스 위 페이>는 처음부터 끝까지 잔인함이 난무하는 슬래셔 영화다. “이 ...
와이드 앵글
더더더연말 분위기로 들썩이는 퇴근길에 주영은 팀장의 전화를 받고 차를 돌린다. 회사로 돌아가 야근을 해야 하는 상황도 짜증 나는데, 우연찮은 해프닝으로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 도로에 발이 묶인다. 환장의 점입가경, 한밤의 난장이다. 개성 강한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상황 소동극.
플래시 포워드
델타미켈레 반누치는 아름다운 공동체를 그린다. 데뷔작 <나에게 꿈이 있어요>(2016)와 <델타>의 주제는 다르지 않다. 자신의 꿈에 장애가 되는 것은 무엇인가, 우리의 공동체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오소는 지역 주민을 규합해 델타 지역의 환경을 보호하려는 운동가다. 엘리아는 가난한 이주민 가족과 함께 고향 델타로 돌아와 불법 어획을 자행한다. 오소와 엘리아의 오랜 기억 속에서 델타는 사람들이 평화롭게 생선을 잡...
와이드 앵글
도어매일 밤샘 작업을 하는 조각가 청년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하는 배달부 아저씨는 얇은 벽을 사이에 둔 이웃이다. 소음으로 인한 그들 간의 신경전이 제집을 때려 부수는 전쟁으로 번지고 마침내 뜻밖의 결말을 맞는다. 소통에 관한 재치 있는 코멘트를 담은 애니메이션.
아시아영화의 창
돌거북이말레이시아의 외딴섬. 자하라는 거북알을 몰래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조카를 돌본다. 어느 날 섬에 나타난 낯선 남성 사마드. 그는 장수거북을 연구하기 위해 섬을 방문했다고 소개하며 자하라에게 안내를 부탁한다. 알 수 없는 기묘한 긴장감이 감도는 이 섬과 두 남녀에게 과연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것일까? 충격적인 오프닝으로 시작하여 사실과 환상, 기억과 상상이 끊임없이 뒤섞이고 재구성되는 가운데 진실이 한 꺼풀...
특별기획 프로그램
동성서취왕가위가 기획·제작하고 유진위가 연출한 <동성서취>는 왕가위가 <동사서독> (1994)을 준비하다 잠시 방향을 틀어 만든 코믹 무협극이다. 장르에 마음을 열면, 예상을 훌쩍 뛰어넘는 설정과 캐릭터의 재미와 만난다. 양조위, 장국영, 임청하, 유가령, 왕조현, 장만옥, 양가휘, 장학우 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한 배우들이 온몸을 던져 원 없이 슬랩스틱 코미디 연기를 한다. 양조위는 금륜국의 여왕과 사랑에 빠져 반란...
지석
동에 번쩍 서에 번쩍취업 면접 결과를 기다리는 설희(여설희)와 화정(우화정)은 즉흥적으로 동해 여행을 간다. 일출을 보며 소원을 빌자는 목적이었는데,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둘은 여행 중 다투게 되고 각자 갈 길을 가다 우연한 만남을 갖게 된다. 이광국 감독의 전작을 보아 온 관객이라면 <동에 번쩍 서에 번쩍>은 얼마간 의외의 영화가 될 것이다. 이 영화엔 독특한 이야기 구조도 일상을 파고드는 기이한 우연도 등장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