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두 사람이수현과 김인선은 반평생을 함께 보낸 70대 커플이다. 둘은 젊은 나이에 독일로 이주해 간호사로 일했고, 1986년 재독여신도회 수련회에서 처음 만나 사랑에 빠진다. 당시 결혼한 상태였던 인선은 가정을 떠나 수현과 살게 되었고 두 사람은 서로의 듬직한 반려자로 함께 생을 지내왔다. 영화는 은퇴한 두 사람의 소소한 일상과 퀴어 문화 행사나 지역사회 활동에도 적극적인 모습을 꼼꼼히 비추며, 그들의 개인적인 삶과 ...
와이드 앵글
두 사람을 위한 식탁<피의 연대기>(2017)에 이은 김보람 감독의 두 번째 장편. <두 사람을 위한 식탁>은 섭식장애로 고통받는 딸과 딸의 병에 무력한 엄마, 모녀관계의 깊고 깊은 연원을 파고든다. 2007년 15살 채영은 거식증 진단을 받고 폐쇄병동에 입원한다. 엄마 상옥은 막연한 죄책감에 딸의 병이 어디서 온 것인지를 되짚지만 알 길이 없다. 10년 뒤 엄마와 딸의 대화가 시작된다. 채영의 일기와 그림, 보이스 오버에 의지...
한국영화의 오늘
드림팰리스<드림팰리스>는 아파트 한 채를 붙들고 사는 사람들 사이의 갈등을 그린다. 혜정(김선영)은 산업재해로 남편을 잃고 그 합의금을 보태 신축아파트 드림 팰리스에 입주한다. 뒤늦게 아파트가 미분양에 하자까지 있는 걸 알게 되지만 집값이 떨어질까 걱정하는 주민들은 도리어 항의하는 혜정을 고립시킨다. 현실과 타협하여 노동시위 현장을 떠났던 혜정은 남편 목숨값으로 산 아파트를 지키기 위해 다시 또 다른 시위를 시작할 수...
지석
디셈버7년 전, 고등학생이던 딸이 친구의 손에 살해당했다. 딸을 잃은 부모는 이혼하고 아버지는 알코올 중독자가 된 채 남은 삶을 분노와 슬픔에 빠져 보낸다. 어느 날, 살인을 저질렀던 딸의 친구가 주어진 형량이 부당하다는 소송을 낸다. 아버지는 지금은 재혼한 어머니를 만나 딸을 죽인 살인자를 사회로 복귀시켜서는 안 된다고 설득한다. 둘은 법정에서 딸을 죽인 살인자와 대면한다. <디셈버>는 딸의 죽음으로 붕괴된 가족...
와이드 앵글
따스한 오후중국어를 읽지 못하는 소수민족 아빠는 큰딸이 연애편지를 받은 게 아닐까 의심한다. 어쩔 수 없이 작은딸에게 편지 내용을 읽어보라고 한다.
와이드 앵글
또 바람이 분다지난 10여년간 ‘민중의 세계사’ 프로젝트로 전 세계를 떠돌아다닌 김태일과 주로미 감독이 비로소 그 작업의 총합에 이르렀다. <오월愛>(2010), <웰랑 뜨레이>(2012), <올 리브 올리브>(2016)에 이은 ‘민중의 세계사’ 작업의 네 번째 작품 <또 바람이 분다>는 전작들을 아우르며 그들 자신들의 이야기도 담겼다. 이 시리즈의 제작사인 ‘상구네’는 다름 아니라 감독 부부의 가족들이다. ‘민중의 세계사...
플래시 포워드
라이스보이 슬립스90년대 한국에서 캐나다로 이주한 소영. 더 좋은 교육 환경을 위해 이민을 선택한 홀어머니 소영에게 아들 동현은 인생의 전부다. 동현은 자라면서 친아버지에 대해 묻지만, 소영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아무런 답을 주지 않는다. 한편 소영에게 한국에서 입양된 한 남자가 다가온다. 그녀는 남자에게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하지만, 이로 인해 모자 간의 갈등이 시작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작스럽게 날아든 소식에 모...
지석
라이프&라이프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수업이 계속되던 어느 날, 온라인 수업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들의 안부가 걱정된 선생님은 학생들의 집을 찾아 나선다. 4살 된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선생님은 딸을 차에 태우고 학생들의 집을 찾는 여행을 시작한다. 표면적 목표는 학생들의 상황을 알아보는 것이지만 영화는 이 여행을 통해 또 다른 목적도 이루고자 한다. 어머니는 딸에게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딸은 사람들을 만나면서 세상...
월드 시네마
라인비발디가 흐르고, 꽃병이 던져지고, 마르타 아르헤리치의 음반이 박살나고, 악보가 휘날린다. 분노한 여성 앞에서 다른 여성은 도망치다 뺨을 맞고 피아노 위로 쓰러진다. 아녜스 고다르가 촬영한 4분의 슬로우모션은 올해의 오프닝 중 하나다. 우르슬라 마이어의 영화 속 가족에게 환경은 절명에 가까운 조건인데, <홈>(2008)과 <시스터>(2012)를 결합한 신작은 타인보다 가족 내부 깊숙이 파고든다. 마가렛은 엄마...
월드 시네마
러브 달바엠마누엘 니코의 도전적인 데뷔작은 대답보다 질문에 더 귀를 기울이게 한다. 아빠와 사는 12살 소녀 달바는 성인 여성처럼 입고 치장하며 지낸다. 이면에 숨겨진 문제를 자각하기엔 그는 어린 나이다. 어떤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전쟁 같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자면 같은 심장으로 숨을 쉬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영화는 정상성을 강요하지 않는다. 소년기를 박탈당한 아이에게,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으려는 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