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커런츠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엄마 수경(양말복)과 딸 이정(임지호)은 단둘이 살고 있지만 사이가 좋지 않다. 수경은 지나칠 정도로 다혈질인 데 반해 이정은 너무 느리고 소극적이다. 어느 날 다툼이 있고 난 뒤 수경의 차가 이정을 향해 돌진하는 일이 벌어지자, 이정은 엄마가 고의로 자신을 치려했다 생각하고, 이 일은 법정까지 간다. 모녀 사이의 갈등 자체가 희귀한 소재는 아니지만, 이 영화는 기나긴 감정적 혈투를 이어가면서도 동시에 예민한...
와이드 앵글
개미무덤아홉 살 도진은 아파트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다. 어느 날 개미무덤을 만들러 뒤뜰에 갔다가 살인현장을 목격하고, 흉기로 쓰인 피 묻은 벽돌을 집으로 가져온다. 아이의 눈으로 본 학교 폭력, 왕따, 살인 등의 이야기가 예측불허의 미스터리극으로 옮겨진다. (강소원)
월드 시네마
거대한 자유감옥에서도 사랑과 자유를 찾을 수 있을까? <거대한 자유>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영화는 당시 독일에서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야 했던 한스라는 남자의 1945년부터 1969년까지의 여정을 추적한다. 동성애자 박해라는 주제를 다룬 정치영화이면서 주인공 한스와 그가 수감 중에 만난 종신수 빅토르의 러브스토리이기도 하다. 엄밀하면서도 뛰어난 기교의 강렬한 오프닝 신과 게이 클럽의 백 룸을 탐험하는 ...
와이드 앵글
거북이가 죽었다고졸 출신의 계약직 인정은 유능한 디자이너라는 주변의 평판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학벌에 대한 지나친 자격지심으로 자꾸만 일을 그르친다. 어느 운수 나쁜 날, 원인 모를 불쾌한 냄새까지 내내 그녀를 따라다니며 괴롭힌다. 명료한 결말에 이르는 메타포의 영화. (강소원)
월드 시네마
견습공의 일주일이번 영화제에서 편안하고 즐겁게 볼 수 있는 영화를 찾고 있다면 단연 이 작품이다. 스페인에서 구직 중인 모로코의 이민자 청년 모하메드. 하필이면 고른 일자리가 성질 급한 배관공 발레로의 출장 주택 수선사무소라니. 차분하고 과묵한 모하메드와 외국인이 못마땅한 발레로 사이에 긴장감이 감돈다. 모하메드는 견습공으로 딱 일주일만 참으면 어엿한 직업을 가질 수 있다고 다짐하지만 일주일은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관...
아시아영화의 창
견왕‘노’는 오래된 일본의 악극이다. <견왕>은 14세기 실존했던 노의 대가를 다룬 영화다. 실존 인물과 가상의 역사가 섞이고, 일본의 전통 악극 노와 현대의 음악이 어우러진다. 비파 연주로 노의 음악을 듣는데 퀸의 노래를 듣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시도를 애니메이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신카이 마코토, 호소다 마모루 등과 함께 일본 애니메이션을 대표하는 감독 중 하나인 유아사 마사아...
와이드 앵글
경칩봄방학을 맞은 취시는 편하게 쉬려는 마음에 고향에 있는 엄마의 집에 온다. 하지만 엄마의 잔소리는 멈추지 않고, 숨겨왔던 성 정체성마저 들키면서 완벽한 아들의 모습으로부터 멀어진다. (박성호)
특별기획 프로그램
고양이를 부탁해 (4K 복원작)인천에서 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섯 친구는 각자 감당해야 할 삶의 무게를 안고 있다. 혜주와 태희, 화교계 쌍둥이인 비류와 온조가 각각 고졸 출신 증권사 직원으로, 부모의 찜질방 도우미로, 액세서리 노점상으로 그럭저럭 살아가는 데 반해, 지붕이 무너져가는 집에서 병든 조부모와 함께 사는 지영의 상황은 훨씬 절박하다. 아기고양이 티티는 하필 그런 지영에게 찾아온다. 고양이가 혜주와 태희, 비류, 온조의 손길을 ...
와이드 앵글
공백백화점 미화원 은숙은 화장실 마지막 칸에 몸을 숨기고 클래식 음악을 듣는 게 일상의 낙이다. 어린 딸을 위해 좋은 학군으로 무리해서 이사한 은숙에게 제 삶은 늘 뒷전이다. 가난한 노동자 엄마의 삶에 가느다란 빛을 선사하는 신선한 엔딩이 인상적인 작품. (강소원)
아이콘
괜찮아, 잘 될 거야엠마뉘엘 베르네임이 쓴 동명의 자전소설을 영화화했다. 데뷔 이후 이십 년이 지난 지금도 젊은 감각을 유지하는 프랑수아 오종이 그 사이로 선보이는 성숙한 계열의 작품이다. 때때로 죽음에 집착해온 그는 현대 부르주아 가정을 빌려 ‘어쩔 수 없이 마주해야 하는 노화와 죽음의 선택 및 절차’를 질문한다. 유럽 예술영화의 황금기를 장식했던 ‘앙드레 뒤솔리에, 샤를롯 램플링, 한나 쉬귤라, 그리고 소피 마르소’의 연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