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나의 집은 어디인가올해 선댄스영화제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로 다큐멘터리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나의 집은 어디인가>. 감독 요나스 포헤르 라스무센은 10대 중반 아프간 난민 출신의 아민을 처음 만났다. 오랜 세월이 지나서야 친구의 탈출 뒤에 숨겨진 진실을 듣고, 그가 고향을 떠나 덴마크에 홀로 정착하기까지의 여정을 아름다운 애니메이션과 아카이브 영상으로 재구성했다. 영화는 주인공이 자신과 가족을 부인하는 인고의 세월을 지나, ...
한국영화의 오늘
낙원의 밤폭력 조직의 중간 보스인 태구(엄태구)는 상대 조직의 보스를 상해한 후 제주도로 피신하고, 그곳에서 공허한 눈빛의 재연(전여빈)을 만난다. 폭력 조직에 몸담았던 삼촌을 제거하려던 조직원들에 의해 가족을 잃은 재연은 태구 같은 인간들이 경멸스럽지만, 기댈 곳 없는 재연과 태구는 본능적으로 서로를 알아보며 이끌린다. 그러나 낙원의 화사한 순간은 잠시 스쳐갈 뿐, 그들에게는 어두운 밤이 기다리고 있다. <낙원의 밤...
한국영화의 오늘
낮과 달갑작스러운 사고로 남편을 잃은 민희(유다인)는 남편의 고향인 제주도로 간다. 남편이 염원하던 집과 그에 관한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이들이 그곳에 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라이프가드 일을 병행하는 그녀에게 제주도는 안성맞춤인 듯하다. 다만 이웃에 사는 목하(조은지)의 과거사를 알기 전까지는 말이다. 좋은 친구가 될 것 같던 목하와 마뜩잖은 사연들로 얽히면서 민희는 혼란스럽다. 그런데 아주 귀엽게 혼란스러워한다....
한국영화의 오늘
낮에는 덥고 밤에는 춥고넉넉지 못한 형편 때문에 젊은 부부는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둘 다 백방으로 직업을 찾고 있지만 그것도 쉽지 않다. 그러는 사이에 남편은 아는 형에게 빌려준 카메라를 떼어 먹힐 위기에 처하고, 아내는 가계를 챙기려 사채를 빌려 썼다가 궁지에 몰린다. 사정상 험악한 일이 벌어지거나 막다른 길에 다다를 것만 같은데, 영화는 완전히 예상 밖의 태도와 재기로 이 곤경을 다룬다. 이 부부의 대화와 시선과 표정과 동...
특별기획 프로그램
낮은 목소리 -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낮은 목소리 - 아시아에서 여성으로 산다는 것>은 50년 가까이 공식적으로 이야기되지 못했던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처음 제기한 영화로 제국주의와 젠더 폭력의 교차점에서 오랫동안 강요당한 침묵을 깨고 ‘고통의 말하기’를 시작한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때 카메라가 역사적 증언과 함께 중요하게 담아내는 것은 현재에 지속되는 삶이다. 이 현재란 할머니들이 오랜 침묵을 깨고 ‘위안부’ 운동을 시작한 역사...
특별기획 프로그램
내가 여자가 된 날9살이 된 소녀 하바는 이제 여자가 되었으므로, 밖에 나가서도, 남자아이와 어울려서도 안 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하바는 그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의 인생을 둘러싸고 움직이는 그림자를 측정하면서 마지막 어린 시절을 즐긴다. 이란 사회에서 여성들에게 허락되는 삶의 영역은 매우 협소한 범주로 국한되지만, 그렇다고 여성들이 거기에 멈춰서는 것은 아니다. 아후와 후라의 이야기는 사회적 제약으로부터 탈주하는 ...
월드 시네마
니트람1990년대 중반 호주, 부모와 같이 살고 있는 니트람은 남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소심한 성격을 가진 젊은 남성이다. 변변한 직업 없이 아르바이트로 집집마다 잔디를 깎아주는 일을 하던 중 어마어마한 유산을 물려받고 혼자 사는 여성 헬렌을 만나게 된다. 전혀 친해질 수 없어 보이는 이 둘은 점점 가까워지고 급기야 니트람은 부모에게도 알리지 않고 헬렌의 집에서 살기 시작한다. 난생처음으로 자신을 이해해 주는 친...
와이드 앵글
다시 온 겨울젊은 엄마는 어린 귀머거리 딸이 듣고 말할 수 있길 기대하며 무당을 찾는다. 조언대로 도시의 사원을 찾아가기 위해 남편과 이웃의 여동생을 설득하지만 결국 혼자서 딸을 책임져야 한다. (박성호)
아이콘
당신 얼굴 앞에서오래전 미국으로 떠났던 상옥(이혜영)은 한국으로 돌아와 동생 집에 머무르는 중이다. 영화는 여인이 지나온 세월을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는다. 다만, 그의 행로를 가만히 따라가며 그가 마주하는 것들, 그리고 그때의 얼굴과 음성에 새겨지는 감정의 주름을 응시한다. 얼굴 위로 간간이, 간절한 독백이 울려 퍼진다. 그것은 고독과 슬픔을 누르며 생의 찬란함에 다시금 접속해보려는 기도의 음성이다. 음성이 향하는 곳은 바로...
월드 시네마
더 아일랜드안카 다미안은 <나의 저승길 이야기>(2011), <매직 마운틴>(2015), <환상의 마로나>(2019) 등의 애니메이션으로 국내외 관객들에게 이름이 널리 알려져있다. 최신작 <더 아일랜드>는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를 재해석한 포스트 모더니즘 뮤지컬로, 자유분방한 상상력, 풍부한 표현력, 현실에 기반한 환상적 스토리텔링을 통해 몰입도를 높인다. 원작과 달리 영화 속 로빈슨 크루소는 이민자, NGO 단체, 경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