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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트스거오 다이어리미겔 고미쉬와 모린 파젠데이로가 공동으로 연출한 수수하고 지극히 사적이며 유머가 넘치는 <더 트스거오 다이어리>는 마법 같은 영화다. '트스거오'를 거꾸로 발음하면 <더 오거스트 다이어리>. 21일간의 이야기가 역순으로 펼쳐지는 이 작품은 코로나가 창궐하던 2020년 8월 포르투갈에서 촬영됐다. 모든 스태프가 PCR 테스트를 받는 모습, 서로의 역을 바꿔가며 연기하는 배우들의 ...
월드 시네마
더 패밀리19세기 캐나다, 주변에 아무도 없는 을씨년스러운 깊은 산골에 두 딸과 두 아들을 둔 부부가 살고 있다. 컬트에 가까운 맹목적인 신앙심으로 절대적인 복종을 강요하는 부모 밑에서 아이들은 힘겨운 나날을 보낸다. 어느 날, 아버지는 한 젊은 여인을 집으로 데려오게 되고 그것을 계기로 그동안 억눌렸던 아들과 아버지 사이의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지는데… 2015년 화제작 <더 위치>를 연상시키는 이 작품은...
와이드 앵글
더 퍼스트 웨이브<더 퍼스트 웨이브>는 2020년 3월부터 6월까지 뉴욕시의 한 병원을 배경으로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중환자실에 입원한 위중 환자들과 그들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에 관한 이야기다. 죽음의 기로에 서 있는 중환자들의 고통과 위험을 감수하면서 그들을 필사적으로 돌보는 의료진의 모습이 처절하면서도 생생하게 그려진다. 다큐멘터리 감독 매튜 하이네만의 <더 퍼스트 웨이브>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
월드 시네마
더스크 스톤그레타와 브루노의 어린 아들은 일 년 전 바다에서 실종되었다. 슬픔에 잠겨있는 부부가 머무르는 여름 별장에 친구가 찾아오고, 뉴스에서는 기후 변화의 위험성에 대해 경고하고, 마을 사람들 사이에서는 바다에 괴물이 출몰한다는 소문이 돈다. 감독 이반 푼드는 영화의 스토리를 전달하는데 있어 공기의 흐름을 포착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다. 어린 아이의 눈에만 비칠 법한 상상 속의 존재를 이용해, 자식을 잃...
오픈 시네마
도쿄 리벤저스동명 만화가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져 인기를 끈 데 이어 극영화로도 제작되어 지난 7월 일본에서 개봉, 크게 흥행에 성공했다. 희망 없이 살고 있는 청년 다케미치는 고등학생 시절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죽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멍하니 지하철역에 서 있던 다케미치 역시 플랫폼에서 떨어져 열차에 치이는데 순간 타임리프가 일어난다. 고등학생 시절로 돌아간 다케미치. 이제 그에겐 여자친구를 살리는 미션이 주어진다. ...
와이드 앵글
둔내면 임곡로모처럼 떠난 가족여행에 술 취한 시골 인부 둘이 느닷없이 끼어든다. 사람 좋은 남편이 그들의 요구를 매번 수용할 때마다 아내의 불만은 커져가고, 이 수상쩍은 사람들은 점점 무서워진다. 사이다 같은 일격에 난감한 반전 엔딩까지 준비된 긴장감 넘치는 장르영화. (강소원)
한국영화의 오늘
둠둠<둠둠>의 주인공 이나(김용지)는 젊은 미혼모다. 그녀와 단둘이 살고있는 엄마는 정신적으로 항상 불안한 상태다. 게다가 엄마의 반대에 부딪혀 자신의 아이를 직접 키우지 못하고 아는 교인 부부에게 위탁해 놓은 탓에 이나의 마음은 늘 무겁다. 이나의 현재 삶은 힘들고 어둡다. 하지만 영화는 이나의 과거를 조명하지 않는다. 어떻게 미혼모가 되었는지 다루지 않는다. 대신에 독보적인 디제잉 실력을 지닌 인디...
한국영화의 오늘
뒤틀린 집안락해야 할 공간이 위협받을 때 불쾌감은 배가 된다. <뒤틀린 집>은 새로 이사 온 집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사건을 담아낸 정통 하우스 호러다. 고즈넉한 외딴 집으로 이사 온 일가족은 첫날부터 악몽에 시달린다. 아내(서영희)는 계속 창고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리에 불안하지만 남편(김민재)은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하지만 가족 구성원 각자의 악몽은 점점 심각해지고 급기야 망상과 현실을 구분하기 힘든 지경에 이른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드라이브 마이 카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나오는 동명의 단편을 영화로 옮겼다. 마음 한구석에 꾹 눌러둔 어둠과 외로움을 간직한 주인공을 그린다는 점에서 하루키 소설의 핵심을 담고 있으면서 하마구치 만의 스타일로 풍성한 디테일을 만들어냈다. 하마구치 스타일의 정점. 서로 다른 언어로 소통하며 한 편의 연극을 완성해가는 사람들을 통해 세상의 비밀에 한 걸음 더 다가간다. 아내는 섹스를 하면서 이야기를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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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셉션미국 작가 필립 로스가 1990년에 발표한 동명 소설을 프랑스 감독 아르노 데플레솅이 각색했다. 주인공 필립(드니 포달리데스)은 런던에 사는 유대계 미국인이자 50대의 기혼 남성 작가다. 필립은 여러 여성에게서 창작의 영감을 얻곤 했는데, 최근에 만난 영국 연인(레아 세이두)과의 관계는 꽤 깊어 보인다. 필립의 작업실에서 종종 오후의 한때를 보내는 두 사람은 허물없는 대화를 이어가고, 그 사이로 필립이 과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