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디저티드카드리 크뢰우사르 감독은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상을 수상한 논쟁적인 데뷔작 <마그누스>(2007)로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그의 최신작 <디저티드>에서는 중동에서 피랍된 스웨덴 사진작가와 팔레스타인 납치범의 위험한 러브 스토리가 광활한 사막을 배경으로 펼쳐진다. 잉그리드는 복잡한 연애사와 소원해진 가족과의 관계를 회피해 중동으로 파견 나왔고, 알리는 모든 것을 잃고 복수하기 위해 갱단에 가입했다. 낯선 두...
아시아영화의 창
떠도는 남자2019년, 시드니의 공원묘지에서 한 남자가 사라진다. 나빈이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는 여자친구 캐시와 함께 여행을 왔다가 갑작스럽게 종적을 감췄다. 2년 전, 막 뉴욕에 도착한 나빈은 레스토랑에 취직하고 그곳에서 캐시를 만난다. 둘의 관계가 깊어질수록 나빈의 거짓말도 대담해진다. 나빈 혹은 사미르라고 불렸던 남자는 이름, 국적, 종교, 가족과 과거까지, 무엇 하나 진실을 말할 수 없다. 남아시아의 역사적, 종...
오픈 시네마
라스트 나잇 인 소호패션 디자이너를 꿈꾸는 시골 소녀 엘로이스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런던에 있는 패션스쿨에 입학하게 된다. 냉소적인 룸메이트와 동료 학생들 때문에 힘든 학교생활을 하던 엘로이스, 60년대 뮤지컬 스타를 꿈꾸는 젊은 여성 샌디와 시공을 초월한 조우를 하게 된다. 곧 자신에게 닥쳐올 위험을 감지 못한 엘로이스는 스타가 되기 위해 무엇이든 하고야 마는 샌디에게 점점 빠져드는데… <새벽의 황당한 저주>(2004),...
한국영화의 오늘
라스트 필름영화가 시작되면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한 마디 한 마디 고집스러움이 묻어 있는 음성이라 쉽게 잊을 수 없는, 전수일 감독 자신의 목소리다. <내 안에 우는 바람>(1997)에서부터 <아메리카 타운>(2018)에 이르기까지 자신만의 세계를 추구해 온 불굴의 감독. 그가 이제 고백한다. 아니, 거의 언제나 자기 반영적인 영화를 만들어 왔던 이 감독이, 영화를 찍는 이유와 현재의 생각들...
와이드 앵글
랭스로 되돌아가다 (단편들)사회학자 디디에 에리봉이 부친의 병환 이후 고향에 돌아가면서 쓴 회고록이 바탕이 된 작품. 스타로 떠오른 아델 에넬이 내레이션을 맡아 에리봉의 목소리를 대신하고, 다큐멘터리 작가 장 가브리엘 페리오는 수많은 영화와 기록영상의 클립을 모아 역사적 이미지를 제공한다. 두 개의 장과 짧은 에필로그로 구성됐는데, 첫 장은 전후 프랑스의 사회, 계급, 노동 문제에 다각도로 접근하며, 고다르의 조크처럼 시작하는 두 번째...
아이콘
레드 로켓L.A에서 포르노 배우로 활동하던 마이키는 빈털터리가 되자 별거 중이었던 아내의 집으로 돌아온다. 아무런 말 없이 자신을 버렸던 남편의 뻔뻔함에 혀를 내두르는 아내와 장모, 하지만 막무가내로 사정하는 마이키에게 집세를 분담하는 조건으로 잠시 머무르는 것을 허락하게 된다. 며칠 동안 잠잠하던 마이키, 어느 날 도넛츠 가게에서 일하는 십 대 소녀를 만나게 되고 그의 못된 ‘옛 버릇’이 다시 살아나기 시작하는데.....
아시아영화의 창
레이피스트범죄심리학과 교수 나이나는 가정폭력 및 영아살해 사건에 휘말린 미화원의 딸을 돕기 위해 빈민촌에 갔다가 성폭력을 당한다. 함께 갔던 동료는 죽고 겨우 생존한 나이나는 사회의 편견과 싸우며 강간 살인범이 사형선고를 받도록 증언한다. 이후, 나이나는 임신 사실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방법으로 트라우마를 극복하고자 노력한다. 인도의 노장 아파르나 센 감독은 사형제 반대론자인 부부가 겪는 딜레마를 통해 인도 사회의 젠더...
와이드 앵글
루치오를 위하여<마틴 에덴>(2019)과 함께 가장 중요한 이탈리아 감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다큐멘터리. 루치오 달라(1943-2012)는 오페라 가수 파바로티가 불러 유명해진 「카루소」의 작사 작곡가일 뿐 아니라 아마추어 재즈 연구가, 또한 70년대 이탈리아 사회주의에 가까운 민중가수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둔 가수였지만 그는 항상 자유로운 영혼과 조국에 대한 비판의 시선을 잃지 않는다...
월드 시네마
리플렉션외과의사 세르히는 우크라이나 동부 분쟁 지역에서 친러시아 반군에 의해 납치되어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으며 온갖 고문과 살육을 목격하게 된다. 지옥에서 돌아온 세르히는 헤어졌던 가족을 만나 서서히 제자리를 되찾지만, 어느 날 그의 아파트 창문으로 날아든 비둘기로 인해 잊을 수 없는 과거의 망령이 되살아난다. 발렌틴 바시야노비치 감독은 카메라의 움직임이 거의 없는 정적인 샷과 암울한 미장센을 통해 전쟁의 참혹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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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귀, 모녀는 용감했다아프리카의 현실을 다룬 다수의 영화는, 인습과 악법 아래 신음하는 여성의 문제를 화두로 삼는다. 딸과 함께 사는 무슬림 여성 아미나의 이야기인 <링귀, 모녀는 용감했다>도 마찬가지다. 임신한 딸이 학교에서 쫓겨난다. 과거에 딸을 임신해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쫓겨난 그녀는 충격을 받고, 엄마의 전철을 밟고 싶지 않은 딸은 낙태를 원한다. 여성을 보호하지 않으면서 몸의 권리는 부정하는 사회, 남자는 놀랍게도 문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