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레드 룸스켈리-앤은 연쇄살인범의 재판에 방청객으로 참여하기 위해 아예 법정 근처에 살고 있는 여성이다. 어느 날 자신과 비슷하게 재판이 열릴 때마다 법정에 참석하는 다른 젊은 여성 방청객, 클레멘타인을 만나게 된다. 머물 곳이 없는 클레멘타인은 켈리-앤의 배려로 당분간 그녀의 아파트에 함께 지내게 된다. 무작정 인쇄살인범을 응원하는 클레멘타인과는 달리 켈리-앤은 왜 이 재판에 집착하는지 불분명하다. 증거 확보의 어려움...
미드나잇 패션
레이징 그레이스조이는 필리핀 출신 불법 노동자로 어린 딸 그레이스와 함께 영국에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어느 날 그녀에게 한 부잣집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많은 보수와 함께 머물 곳까지 얻게 된 조이, 하지만 차마 딸이 있다는 것을 집주인에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그레이스를 자신의 방에 몰래 숨겨 들여온다.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던 조이, 친절하지만 뭔가 자신에게 숨기는 것이 있는 듯한 집주인에게...
아시아영화의 창
로테섬의 여인들오르파는 세 딸을 남겨두고 막 세상을 떠난 남편을 보내기 위한 장례식을 준비한다. 그런 한편 그녀는 수백 년간 여성을 폭력의 희생물로 만들어 온 지속적인 차별과 사회적인 억압에 맞서야만 한다. 인도네시아 최남단에 위치한 로테섬의 아름다운 풍경과 풍부한 천연자원은 주민들의 열악한 생활환경과 대비되어 묘사된다. 제레미아스 냥운 감독의 데뷔작은 대부분의 역할에 잘 어울리는 비전문 배우가 섭외되었으며 섬세하면서도 견...
와이드 앵글
롤러코스터중년 남자 량페이는 펜데믹으로 인해 도시가 봉쇄되기 직전 인생 처음으로 롤러코스터를 타본다. 동물원에서 탈출한 표범에 대한 소식을 들은 그는 스스로 어디까지 용감해질 수 있는지를 시험한다. (박성호)
특별 상영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2023년 3월 28일 세계적인 작곡가 류이치 사카모토가 세상을 떠났다. 몇 년에 걸친 암 투병 과정에서도 적지 않은 작품들을 내놓았던 그가 생애 마지막 콘서트를 기획한다. <류이치 사카모토: 오퍼스>는 ‘옐로우 매직 오케스트라’ 시기부터 마지막 앨범 ‘12’에 이르기까지 그의 전 생애를 아우르는 20곡을 담은 콘서트 필름이자 거장의 마지막 선물이다. 오롯이 피아노와 그만이 존재하는 세계. 선연한 모노크롬 이...
특별기획 프로그램
리마 거리의 바니아큰 한약 재료상에 사는 바니아는 어른들을 돕고싶지만 아직 너무 어린 소녀다. 어느 조용하던 밤 심하게 다친 도둑이 쫓기다가 가게로 숨어들어온 걸 발견한 바니아는 그녀를 숨겨주고 몰래 치료해 주기 시작한다. (박성호)
오픈 시네마
리볼버 릴리한국에도 『언더독스』 『머더스』 등이 출간된 범죄 소설 작가 나가우라 교의 동명 소설을 유키사다 이사오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다. 1924년 일본이 아직 태평양 전쟁을 일으키기 전, 일본 군대는 몰래 숨겨둔 엄청난 돈을 찾기 위해 일가족을 살해한다. 돈을 찾을 수 있는 암호를 지닌 채 홀로 살아남은 소년 호소미는 아버지가 죽기 전 일러준 대로 유리를 찾아 나선다. 과거 스파이 활동을 하며 57명을 살해했다고 알...
플래시 포워드
립세의 사계톨스토이에 따르면, 마을은 자체로 하나의 세계며, 그 마을에서 벌어지는 일을 제대로 관찰하고 묘사할 수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통용되는 보편적 진실에 근접할 수 있다. 유화 애니메이션 <러빙 빈센트>(2017)에서 반 고흐의 화풍을 영상으로 재현해 호평을 얻은 DK 웰치먼(도로타 코비엘라), 휴 웰치먼 부부가 이번에는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대하소설 『농민』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실사로 촬영된 수만 개의 프레임에 ...
월드 시네마
마거리트의 정리마거리트는 권위 있는 고등사범학교에서 가장 인정받는 수학도다. 그는 중요한 논문 발표회에서 대혼란을 겪으면서 인생의 궤도를 바꾸게 된다. 삶에서 수학뿐이었던 그는 결코 수학을 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무한한 우주에서 살아가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골드바흐의 추측’을 풀어 우주의 비밀에 한 발짝 다가가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대다수는 우주의 한 모퉁이를 차지한 채 조용히 살아간다. 어느 경우이든, 그 여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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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 풀에 관하여<윈터 슬립>(2014)으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누리 빌게 제일란의 신작으로, 올해 칸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이다. 다시 아나톨리아에서, 제일란 특유의 장대한 드라마가 전개된다. 그리고 다시, 도덕과 윤리, 인간의 본질에 대한 질문이 주어진다. 미술 교사인 사메트는 4년을 보낸 시골 마을에서 전근되기를 간절히 원한다. 어느 날, 아끼던 학생이 그를 놓고 학교 측에 항의하는 사건이 벌어진다. 제일란은 풍경의 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