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내가 가장 좋아하는 전쟁라트비아의 현대사를 개인적 경험에 녹여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소련 치하에서 공산주의 교육을 받으며 자란 소녀는 누구보다 모범적인 학생이 되려 한다. 학교에서 하라는 대로 잘 따르며 누구보다 앞장서는 학생 대표를 꿈꾼다. TV에선 늘 독일 나치나 서방 제국주의자들에 맞서는 소련군의 활약을 보여주고 소녀 역시 공산주의 전사가 되고자 한다. 소녀에게 이해가 안 되는 것은 할아버지가 공산주의를 좋아하지 ...
월드 시네마
내일은 세상법학과에 진학중인 루이자는 어느 날, 친구를 따라 반 나치, 반 파시스트 운동권 단체인 P-31에 가담한다. 파시즘 성향 정치인 연설에 반대하기 위해 집회에 참석한 루이자는 자신을 촬영한 채증 사진이 담긴 핸드폰을 훔쳐 달아나다 경찰에게 잡히고 마는데, 위기에 처한 그녀를 단체 내 강경파인 알파(Alfa)가 구해주고 둘은 이내 가까워진다. 폭력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자신들의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려는 온건파와 무...
월드 시네마
너를 데리고 갈게아카데미 다큐멘터리 부문 후보에 올랐던 <지저스 캠프>(2006)로 알려진 여성 감독 하이디 에윙의 극영화 데뷔작.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아들과 연인을 두고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건너간 남자의 가슴아픈 사연을 그린 영화다. 이반은 멕시코에서 요리사로 일하면서 어린 아들을 키우고 있는 게이다. 결혼해서 아들을 낳았지만 자신의 성정체성 때문에 결혼생활을 유지할 수 없던 그는 헤라르도라는 남자를 만나 사랑에 ...
아시아영화의 창
너를 정리하는 법스웨덴에서 인테리어 디자인을 공부하고 태국으로 돌아온 진. 미니멀리즘의 신봉자가 된 그녀는 집을 작업 스튜디오로 바꾸려는 계획을 세우고 우선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온갖 물건들을 처분하려고 한다. 가족, 친구와의 감정 대립 속에서도 사정없이 짐을 내다버리려던 진은 문득 마음을 바꿔 버린 짐들을 다시 되찾아오는데... 설레지 않으면 버려야 한다는 곤도 마리에의 철칙이 영화를 이끌어 가지만 결국 사물에 깃들어있는 사...
아시아영화의 창
너의 눈이 말하고 있어킥복서였던 루이(요코하마 류세이)는 폭력조직에서 빚 수금업자로 일한 어두운 과거를 가지고 있다. 과묵한 외톨이로 고독한 삶을 영위하고 있는 그는 어느 날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면서 시각장애자이며 밝고 명랑한 아카리(요시타카 유리코)를 만나게 되는데, 자동차 사고로 부모를 여의고 시력마저 잃은 그녀의 비극이 자신의 과거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 채 사랑에 빠지게 된다. 다수의 뮤직 비디오와 광고 영화를 제...
아시아영화의 창
노랑 고양이주인공 케르메크는 형기를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그는 모든 것이 과거와 다르다는 것을 직감한다. 가혹한 범행을 서슴지 않는 범죄조직이 고향을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케르메크는 이 범죄조직의 압력에 시달리고, 결국 범죄에 휘말린다. 그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희망은 연인 에바와 함께 자유를 찾아 떠나 극장을 짓는 것이다. 이처럼 아딜칸 예르자노프 감독 영화의 주인공들은 무엇인가를 지으려 하거나 자유를 찾아 ...
월드 시네마
노웨어 스페셜시한부 인생을 살고 있는 남자가 홀로 남게 될 아이에게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려 한다. 이들이 처한 상황은 극단적이지만, 영화는 신파로 흐르지도 않고 애써 쿨한 척 하지도 않는다. 다만 정답이 없는 질문을 계속 던지게 되는 아버지의 고뇌와, 아이의 맑은 눈동자에 비친 세상의 부조리함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과 위로를 품고 가는 부자의 모습을 덤덤하게 그려내고 있다. 베니스영화제 4관왕에 올랐던 감독 우베르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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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의 소금필립 가렐의 영원한 주제는 청춘, 그리고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겪는 아픔이다. 흑백으로 촬영된 <눈물의 소금>에서 감독은 목공 세공 학교의 입학시험을 치르기 위해 파리에 온 시골 청년 뤽의 여정을 좇는다. 뤽은 존경하는 목공 기사인 아버지의 시골집에서 합격 발표를 기다리면서, 파리에서 알게 된 한 소녀와 옛 여자친구 사이에서 망설인다. 누벨바그 로맨티즘 스타일을 고수하며, 가렐은 사랑에 빠진 소녀들의 초상을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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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오더칸의 지극한 사랑을 받아온 미셸 프랑코가 올해는 <뉴 오더>로 베니스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유일한 스페인어 영화로 초청되었다. 디스토피아적 미래의 멕시코에서 상류층 마리안은 늙고 병든 유모를 돕기 위해 결혼식을 앞두고 집을 나선다. 길거리 빈민층의 폭력 시위가 격렬해지자 군부는 쿠데타를 일으키고 마리안의 진심과 선의는 최악의 결과를 불러 일으킨다. 미셸 프랑코의 전작에서와 같이, 주인공과 그녀의 가족과 집안에서...
와이드 앵글
니얼굴양평의 문호리 프리마켓에서 사람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은혜씨. 그녀에게는 발달장애(다운증후군)가 있지만 그건 열정적인 ‘니얼굴’ 작가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은혜씨는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손이 트도록 캐리커처를 그리며 자신만의 시선으로 이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얼굴을 작품에 담아 온 근면한 작가다. 그리고 <니얼굴>은, 은혜씨와 닮은 방식으로 그녀의 하루하루를 응시하는 영화다. 때로는 변덕도 부리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