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영화의 창
닌텐도의 죽음1991년 여름, 과잉보호하는 엄마 밑에서 순종적인 아들로 살아가는 열세살 파올로는 일련의 지진에 이은 전국적인 정전으로 비디오게임을 할 수 없게 된다. 특별히 할 일 없이 거리를 배회하던 그와 친구들은 미군에 의해 얻어맞게 되고 자신들도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포경수술을 결심한다. 이웃에 마음에 드는 여자아이와 함께하기 위해 어머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유령 잡는 여행을 떠나려고 계획하는데... ...
한국영화의 오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추격당하면서 추적한다. 전직 특수요원 출신의 살인청부업자 인남(황정민)이 태국에서 사라진 딸의 행방을 수소문한다. 그리고 인남에게 형을 살해 당한 인간백정 레이(이정재)가 그런 인남의 뒤를 쫒는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단순하지만, 아니 단순하기에 강렬하다. 외형적으로는 하드보일드 액션 추격물이고, 정서적으로는 밀도 높은 폭력의 멜로드라마다. 이야기와 전개는 전형적이라 해도 좋다. 이렇게 익숙한 스토리라...
월드 시네마
단순한 열정다니엘 아르비드 감독이 아니 에르노의 소설을 각색해 러시아 사업가 알렉산더를 향한 엘렌의 불같은 열정에 관해 말한다. 프랑스 연기파 배우 레티시아 도슈의 열연은 남자의 자취를 찾아 모스크바까지 날아갈 정도의 집착으로 변해가는 엘렌의 사랑을 공감하게 만든다. 감독은 두 인물의 성적 관계도 거침없이 묘사하는데, 그 의도는 육체적인 열정이 어떻게 정신적인 것으로 변하는지를 보여주는 데에 있기도 하다. 연인과의 이별...
한국영화의 오늘
달이 지는 밤<달이 지는 밤>은 김종관, 장건재 감독의 각 단편을 묶은 옴니버스이자 두 감독의 단편이 이어져 만들어지는 하나의 장편영화다. 김종관 감독의 작품을 1부, 장건재 감독의 작품을 2부라고 해보자. 1부에서 영화는 어느 산기슭의 폐가를 홀로 찾아 드는 허름한 차림의 중년 여인(김금순)을 따라간다. 그리고 마침내 그녀의 딸(안소희)에 관한 기억과 환영으로 우리를 몰두시킨다. 조용한 시골 마을의 군청에서 공무원으로 ...
와이드 앵글
달팽이약속장소를 찾아가던 남자가 거리에서 옛 친구와 마주친다. 우연한 만남, 사소한 대화, 미묘한 공기. 그들은 한동안 종로거리를 함께 걷는다. 그리고 각자의 길로 발길을 돌리고, 거리엔 한차례 소나기가 쏟아진다. 비가 그치면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다. (강소원)
오픈 시네마
대무가:한과 흥<대무가:한과흥>은 4부로 전개된다. 직업상 무당이 된 ‘신남’(류경수)이 예기치 못하게 연루되어 버리고 마는 한 사건(1부), 관련된 또 다른 무당 ‘청담 도령’(양현민)의 등장과 그의 기묘하고 코믹한 수사극(2부), 그리고 한 마을의 폭력배(정경호)와 그에 맞서고 있는 왕년의 유력했던 무당 마성준(박성웅)의 일화(3부), 그리고 마침내 절정!(4부). 현실 풍자적인 이야기인 것처럼 시작했다가, 예상치 못한...
월드 시네마
더 나쁜 녀석들아랍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에 백인 경찰관 둘이 순찰을 나선다. 경찰에 과잉진압을 당한 재소자가 위중한 상태라는 뉴스가 흘러나와 아랍인 동네의 긴장감이 고조된 가운데 두 백인 경찰관은 특별한 이유 없이 한 아랍인 소년을 심하게 단속한다. 동네 주민들이 이 광경을 목격하고 두 경찰이 탄 차는 무장 시위대의 습격을 당한다. 셋은 겨우 차에서 내려 몸을 피하지만, 경찰 본부는 각지에서 일어난 시위로 지원이 어렵다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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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즈모든 것을 초월한 듯한 눈빛을 보여주는 이강생의 명연기와 그것을 긴 호흡으로 담아낸 연출 모두 차이밍량 감독의 강렬하면서 더욱 원숙해진 세계를 보여준다. 어느 중년의 남성과 젊은 남성의 일상이 교차된다. 영화는 무엇 때문에 이들이 상처받고 망가졌는지는 직접적으로 보여주지 않는다. 다만 외로운 공간 속에서 시간의 무게에 각자의 깊은 사연이 있을 것이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표정과 몸짓이 있을 뿐이다. 영화는 치...
오픈 시네마
도둑맞은 발렌타인아침에 일어난 샤오치는 오늘이 기다리고 기다리던 발렌타인 데이가 아니라 그 다음 날임을 깨닫는다. 경찰서에 가서 신고도 해 보지만, 잃어버린 하루를 찾을 길이 없다. <도둑맞은 발렌타인>은 모든 일에 한 박자씩 빠른 샤오치와 항상 한 박자씩 느린 그녀의 첫사랑이 서로 다른 시간 감각을 되돌려, 20년 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이야기이다. 현실과 판타지가 뒤섞이고 시간이 제멋대로 흐르는 이 사랑스러운 로맨틱 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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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친 여자<도망친 여자>는 5년 동안 단 하루도 남편과 떨어져 지내본 적 없는 감희(김민희)가 남편이 출장 간 사이 두 명의 친구(서영화, 송선미)집에 방문하고, 극장에서 우연히 옛 친구(김새벽)를 만나는 이야기다. 홍상수 감독의 어느 영화보다 서사는 간결하고, 구성은 단순하며, 인물들의 대화는 보이고 들리는 거의 모든 대상들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들과 구체적인 생각들로 채워져 있다. 그런데 이 세상 만물을 향해 열려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