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오늘
세 자매불운한 과거를 깊이 묻어둔 채 각기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세 자매가 있다. 성가대 지휘자이며 교수 남편을 둔 미연(문소리)은 광신도의 면모가 엿보이긴 해도 윤택한 삶을 살고 있고, 미옥(장윤주)은 철없이 살아가는 막무가내형 작가며, 장녀 희숙(김선영)은 말할 수 없이 망가져버린 생을 근근이 지탱해가는 인물이다. 세 자매의 현재는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고 저마다의 연유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세 자매>...
와이드 앵글
셀프-포트레이트 2020펑크 뮤지션의 기상천외한 활동상을 근접촬영한 <노후 대책 없다>(2016) 의 이동우 감독이 종로 탑골공원에서 만난 노숙자를 주인공으로 두 번째 영화를 만들었다. 아침부터 취해서 이동우 감독에게 돈을 뜯어내는 걸로 첫 등장한 이 남자는 유치장을 제집처럼 들락거리며 브레송, 오즈, 하길종을 입에 올리는 수상쩍은 인물이다. 여러모로 대책 없어 보이는 그는 <자화상 2000>이라는 단편영화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클레...
와이드 앵글
소녀 칸야주대표로 나설 정도로 성공적인 청소년 수영선수인 칸야는 2차성징이 오며 혼란스러워진다. 가족과 사회의 요구와 변화하는 몸과 마음 사이의 긴장이 영상과 교차편집으로 드러난다. (박성호)
오픈 시네마
소울디즈니와 픽사의 애니메이션 <소울>은 중학교에서 밴드를 담당하는 음악 선생님 ‘조 가드너’의 이야기다. 어느 날, 그는 뉴욕 최고의 재즈 클럽에서 연주할 기회를 얻게 되지만,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들이 머무는 ‘태어나기 전 세상’에 이르게 된다. 그곳에서 조는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발견하게 된다. <몬스터 주식회사>, <인사이드 아웃>, <업> 등 여러 픽사 애니메이션의 감독을 맡은 피트 닥터...
와이드 앵글
소총과 가방인도의 근현대사 중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낙살라이트 (Naxalite)’란 이름의 공산주의 무장 투쟁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감독은 과거 이 투쟁에 몸 담았던 어느 부부와 어린 자녀들의 평범한 듯 예외적인 삶을 통해 자본주의와 제국주의가 인도 사회에 어떤 상처를 남겼는지, 그리고 이 상처가 왜 아직 아물지 않는지 차분하고 정적인 리듬으로 보여준다. 노골적인 차별 정책으로 아이를 학교...
와이드 앵글
송해 1927<마담 B>, <뷰티풀 데이즈> 등으로 다큐멘터리와 극영화 작업을 오가는 윤재호 감독의 신작. <송해 1927>은 제목 그대로, 대한민국이 모두 알고 있는 그 인물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그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까. 올해 94세의 최고령 현역 연예인, ‘전국노래자랑’의 최장수 진행자. 가수, 희극인, 영화배우, 라디오 DJ 등 다방면으로 활동했지만 스타였던 적은 없는 연예인. <송해 1927>은 우리에게 보여진...
아시아영화의 창
수업시대샤라드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인도의 전통 보컬 음악에 매진하는 삶을 살고 있다. 라가(Raag)는 가장 듣기 편안한 멜로디를 가진 음악이지만, 노래를 제대로 부르려면 마음까지 완벽해야 하기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고전을 연구하고 호흡훈련과 명상을 한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 노래가 나오지도 않고 그의 고독한 삶은 경제적인 성공과도 거리가 멀다. 샤라드는 세상이 더이상 순수한 고전을 원하지 않는 것이 불만이다...
와이드 앵글
스쿨 타운 래퍼<스쿨 타운 래퍼>는 한 소년의 폭풍 래핑으로 영화를 연다. 태국 슬럼가에 살고 있는 18살 북과 13살 논은 ‘바닥에서 시작한 삶’이 어떤 것인지 이미 잘 알고 있다. 태국 최고의 래퍼가 되어 엄마에게 집을 사주는 게 꿈인 이 ‘슬럼 키즈 래퍼’들은 어떡하면 학교를 그만 둘 수 있을지 고심 중이다. 학교 공부도 싫지만 더 싫은 건 군부가 작성한 ‘착한 아이 되기 12계명’ 을 암송하는 일. 그딴 건 훌륭한 ...
갈라 프레젠테이션
스파이의 아내태평양전쟁 직전인 1940년, 아내 사토코와 행복하게 살던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는 사업 차 만주에 갔다가, 그곳에서 엄청난 만행의 현장을 목격 하고 이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한다. 사토코는 남편의 비밀이 그들의 완벽한 가정을 위협할 것이라 생각하여 결사적으로 유사쿠를 말리지만 결국 그의 대의에 동참하여 기꺼이 ‘스파이의 아내’가 되기로 한다. 우리 시대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1940년 일본이라는 시공...
한국영화의 오늘
스프링 송어느 겨울, 2인조 음악 밴드 ‘제이 앤 조이 20’의 아티스트 유준상과 이준화는 약간은 충동적인 마음으로 뮤직비디오 한 편을 찍기 위해 일본행에 오른다. 봄을 맞는 곡이 될 거라는 야심찬 계획이 있을 뿐, 배우도 없고 주제도 없지만 무작정 떠난다. 여기에 일본의 뮤지컬 배우 나카가와 아키노리, 한국의 배우 김소진, 정순원이 모이자, 좌충우돌 유쾌한 뮤직비디오 제작 현장기가 설원과 저 멀리 후지산을 배경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