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물고기 소년무더위 속에 학교에서 돌아온 아이가 물을 찾는다. 집에는 병상의 할아버지뿐, 엄마도 없고 물도 없다. 할아버지의 물을 다 마셔버린 아이는 물병을 채우기 위해 집을 나선다. 2리터 물병을 든 아이의 여정이 꾸밈없는 연기와 간결한 연출과 어우러져 백일몽처럼 펼쳐진다. (강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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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안에서성모(신석호)와 남희(김승윤), 상국(하성국)은 대학교 동문이다. 그들은 지금 바람이 많이 부는 섬의 민박집에 머무르며 영화를 찍어 보려고 한다. 하지만 정작 영화에 무엇을 담아야 할지 확신하지 못한다. 인물들의 대화와 동선은 단순한데, 이상하게도 이들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미지의 장소를 내내 부유하는 유령 같다. 이 기이한 인상은 무엇보다도 <물안에서>가 집요하게 펼쳐낸 뿌연 화면의 질감에서 비롯된다.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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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베를린영화제 감독상에 빛나는 <나는 집에 있었지만...>(2019)에 이어, 앙겔라 샤넬렉은 신작으로 연거푸 각본상을 받았다. <뮤직>은 태어나는 순간부터 줄곧 죽음과 상실을 경험해야 했던 남자 이오네의 여정을 보여준다. 구름이 잔뜩 하늘을 덮어도, 우리는 비가 쏟아지기 전까지 그 실체를 알지 못한다. 기막힌 인생 속에서 이오네는 신을 향해 보상을 바라거나 울부짖기는커녕 삶의 칸타타를 노래하는 인물이다. 그럴...
특별기획 프로그램
미나리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2020년 선댄스 영화제에 프리미어로 소개되어 미국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이후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비롯해 전 세계 영화제와 시상식에서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 세 배우뿐만 아니라 아역 배우까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선보인 <미나리>로, 정이삭 감독은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특별기획 프로그램
바다가 나를 부른다고아 소년 수라는 어촌 마을에서 허드렛일로 푼돈을 벌어 근근이 외롭게 살아간다. 혹시 아버지가 돌아올까 막연한 기대에 바닷가를 서성이다가 망가진 섹스돌이 떠밀려 온 것을 발견하고 수리하려고 한다. (박성호)
아시아영화의 창
바람의 도시17살 제는 울란바토르의 근대적 학교에 다니는 동시에 지역 공동체의 샤먼으로서 조상의 영혼과 교감하며 전통적 삶을 이어 나간다. 도시적 삶과 전통의 경계에서 혼란스러워하는 누나와 달리 제는 삶의 균형을 유지하는 듯 보인다. 수술을 앞둔 또래 소녀 마랄라를 위해 주술 의식을 하러 간 제는 반항적이면서 불안정해 보이는 마랄라에게 매력을 느끼고, 새로운 욕망이 싹튼다. 영화는 성인의 문턱에 들어선, 변화하는 몽골의...
특별기획 프로그램
바스리와 살마의 네버엔딩스토리바스리와 살마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작은 놀이기구를 함께 운영하며 살고 있는 결혼 5년 차 부부다. 평화로워 보이던 일상에 균열이 생기면서 정작 이들에게 아직 아이가 없는 진짜 이유가 드러난다. (박성호)
한국영화의 오늘
바얌섬때는 어느 옛날, 거북배를 타고 왜군과의 전장에 나가던 세 남자가 난파하여 무인도에 표류한다. 나이가 지긋하고 사연이 있어 보이는 이가 몽휘, 좀 더 젊고 힘 있으며 우직해 보이는 이가 창룡, 천방지축 어린 젊은이가 꺽쇠다. 무인도에서 셋의 일과는 매일 똑같다. 숨 쉬고, 앉아 있고, 싸우고, 모닥불 피우고, 무언가 그리워하기. 하지만 철없는 꺽쇠가 버려져 있던 유골 하나를 건드리자 이 섬의 오묘한 정체가 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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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튼 아카데미미국 뉴잉글랜주의 한 고등학교의 선생으로 재직 중인 폴은 가족이나 이렇다 할 친구 하나 없이 자기만의 세상에 갇혀 사는 중년 남성이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어느 날, 집에 가지 못하고 학교 기숙사에 남아야 하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역할을 맡게 되고, 그중에서도 집에 가기를 열망했으나 허사가 된 앵거스와 학교에 남게 된다. 거기에 아들과 사별한 기숙사 주방장 메리까지, 이 셋의 외로운 학교 ‘지킴이’ 생활이...
한국영화의 오늘
발레리나옥주(전종서)는 단 하나뿐인 소중한 친구 민희(박유림)의 갑작스러운 죽음을 접한다. 독보적인 실력을 지닌 경호원 출신의 옥주는 촉망받는 발레리나였던 민희를 죽음으로 몰고 간 최프로(김지훈)라는 악당의 존재를 찾아 나선다. 드라마 시리즈 <몸값>의 원작인 동명 단편 영화와 장편 영화 데뷔작 <콜>로 화제를 모았던 신예 이충현 감독의 두 번째 장편이다. 감독의 실제 연인이기도 한 주연 배우 전종서는 기존에 그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