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피폭의 연대<피폭의 연대>는 <크메르 루즈: 피의 기억>(2003),<잃어버린 사진>(2013) 등의 작품을 통해 끔찍한 폭력의 역사, 특히 대규모 학살의 기억을 이미지로 기록하는 작업을 선보여 온 리티 판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 작품에서 감독은 (마치 방사능이 그러하듯) 시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는 악(惡)이 퍼져가는 흔적을 다양한 형식의 자료 화면과 퍼포먼스 이미지를 통해...
아시아영화의 창
핑키를 찾습니다8개월 된 딸 핑키를 유모 사난마에게 맡기고 출근하던 빈두는 잊은 것이 있어서 집에 들렀다가 유모도 핑키도 사라지고 집안에 연기만 자욱한 것을 발견한다. 빈두는 종일 핑키를 찾아 온 도시를 헤매는데, 아기를 찾아다니기는 사난마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사난마는 고향에서부터 알고 지낸 아나수에게 핑키를 빌려주었는데, 아나수는 아기를 이용해 구걸해서 생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사라진 아기로부터 시작한 이 이야기는 아...
뉴 커런츠
하라미16세 고아소년 팍판은 고아소년들로 조직된 소매치기단의 일원으로, 뭄바이의 기차역에서 활동하며 놀라운 솜씨를 뽐낸다. 이름 대신 번호로 불리는 이 소년들은 그들의 부모들로부터 무자비한 두목 사가 바이에게 팔려, 소매치기로 키워졌다. 어느 날 팍판은 너무 많은 돈이 들어 있는 지갑을 훔치게 되고, 신분증을 보고 찾아갔던 그 집에서 자신의 범죄가 불러온 예기치 못한 나비효과에 죄책감을 느끼게 된다. <하라미>는 ...
아이콘
하이파의 밤영화의 주인공은 갤러리와 연결된 거대한 클럽이다. 이스라엘에서 차별이 적은 도시 하이파에서도 이 클럽의 존재는 각별하다. 갤러리에선 ‘정치적 예술’을 주제로 사진전이 개최되고, 클럽에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람이 여기저기서 마주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렇다고 해서 마냥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전시되진 않는다.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듯 보이는 공간속에서 일군의 인물들이 내뱉는 대화는 세대, 가족, 예술, 성, 문...
월드 시네마
함께 하기 위한 준비들데뷔작 <더 웬즈데이 차일드>(2015)로 카를로비바리영화제에서 수상한 헝가리 여성감독 릴리 호르바트의 두번째 영화. 미국에서 연애를 했던 남자를 찾아 부다페스트로 온 여자가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로 학회에서 만난 헝가리 남자 의사와 사랑에 빠진 뒤 다시 만날 약속을 한다. 부다페스트의 어느 다리에서 오후 5시에 만나자는 약속. 로맨틱한 환상을 갖고 그 장소를 찾아가지만 남자는 나타나지 않는다. 여자는 남자...
뉴 커런츠
함정도시<함정도시>는 아제르바이잔 교외의 무미건조한 듯한 풍경이 스치듯 지나가는 것으로 시작한다. 곧 군대에 입대하는 어느 청년은 알 수 없는 미래와 자신의 불안한 존재감을 느끼며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입영일이 다가오면서 여자친구와의 관계도 어색해진다. 교외의 작은 학교 선생님은 러시아에 가서 큰 돈을 번 친구가 오랜만에 만나자고 하지만 선뜻 만나지 못한다. 자신의 초라한 살림살이가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와이드 앵글
항상 그렇게토란은 부모님을 대신해서 여동생의 학교에 면담을 하러 간다. 교장선생님은 여동생이 곧 다가올 생일에 자살할 것을 친구에게 말했다고 전달하는데, 토란은 어쩔줄 모른다. (박성호)
아시아영화의 창
해질 무렵배우 지망생인 쇼타는 동료들과 함께 노인들에게 연극을 가르치는 일을 하기 위해 바닷가의 어느 노인 요양원을 방문한다. 쇼타의 고향 근처에 있는 이곳에서 쇼타는 타카라라는 젋은 요양사를 만나는데, 타카라는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줄곧 그곳에서 일하고 있다고 했다. 함께 마을 축제에 가기 위해 타카라의 집에 들렀다가, 쇼타는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려 타카라와 함께 도망하는 신세가 된다. 신은 감당할 수 없는 시련은 ...
와이드 앵글
행복의 속도가슴 저릴 만치 아름다운 풍광을 품고 있는 습원 지대 오제에는 많은 트레킹 족들이 찾는다. 그러나 오제의 겨울은 길고 깊어 산장들은 5월에서 10월까지만 영업을 하고, 도보로 짐을 옮기는 베테랑 봇카들이 차량이 들어갈 수 없는 습지를 지나, 보통의 사람으로서는 감당할 수 없는 무게의 식자재 등을 오제의 산장들로 배달한다. <행복의 속도>는 “매일 걷기 때문에 비로소 알게 되는” 무수한 것들을 체화한 봇카들에게...
아시아영화의 창
행복캠프서른이 된 아비는 엄마와 함께 단조로운 삶을 살고 있다. 회사에서도 잘리고 주변에서도 인정받지 못한 삶을 정리하고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고자 행복캠프에 입소하게 된다. 이곳은 기술과 행복에 이상하리만치 열광적인 사람들에게 대단히 인기 있는 곳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해야 할 일을 정해주고 여자친구까지 매칭시켜주는 곳이다. 캠프에 입소한 아비는 고양이를 끔찍이도 아끼는 한 아주머니를 돌보라는 과업을 받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