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영화의 창
고아원이 이야기는 1989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시작된다. 1979년부터 시작되었던 소련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막바지, 아프가니스탄에서 소련이 철수하던 시기가 배경이다. 카불의 한 극장 앞에서 암표를 팔며, 버려진 자동차에 살던 15세 소년 쿠다트는 경찰에 잡혀 고아원으로 가게 된다. 그곳에서 쿠다트는 친구들을 만나 우정을 나누고, 동급생 소녀와 사랑에 빠진다. 물론 고아원에도 서열과 괴롭힘이 있고 패거리들끼리의...
아시아 영화의 창
공상의 과학 1960년대 인도네시아의 조용한 시골 마을에 사는 시만은 과묵한 남자다. 그는 우연히 달에 우주인이 착륙하는 영상을 조작, 촬영하고 있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는데, 그를 발견한 조작단에 의해 혀를 잘린다. 이후 시만은 우주복을 입고 우주를 유영하는 우주 비행사처럼 슬로우 모션으로 행동하기 시작하고 마을 사람들로부터 미친 사람 취급을 받게 된다.
요셉 안기 노엔 감독은 세 번째 영화 <공상의 과학>을 ...
아시아 영화의 창
교실 안의 야크파우 초이닝 도르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국가′라고 불리는 부탄의 가장 외진 곳으로 관객을 초대한다. 해발 4,800미터에 56명의 인구에 불과한 아주 작은 마을 루나나에는 세상에서 가장 외진 곳에 있는 학교가 있다. 수도 팀부에서 나고 자란 도시 남자 우겐은 선생님이라는 남부럽지 않은 직업을 가지고 있지만 멀리 호주로 가서 가수가 되는 꿈을 접지 못하고 있다. 차근차근 퇴직과 이민을 준비하던 차, 그는 ...
뉴 커런츠
그냥 그대로인도 한 작은 마을 교외에 사는 샤르마 부인은 남편이 죽었을 때, 존경받는 중산층의 부인이자 정숙하고 현명한 노인으로 남을 것을 강요받는다. 특히 아래층에서 함께 사는 아들과 그의 가족들은 샤르마 부인이 경제적으로도 그들을 돕기 위해 당연히 희생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샤르마 부인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 그녀는 그간 해 보지 못했던 일들, 이를테면 뷰티샵과 쇼핑몰 방문, 영화관 가기, 인형...
특별기획 프로그램2
그녀의 이름은 베트남트린 민하 감독은 세네갈을 다룬 <재집합>을 만든 후 미국의 베트남 공동체로부터 ‘왜 베트남에 대해 만들지 않냐’는 비난을 종종 받았다고 한다. 그러나 <그녀의 이름은 베트남>은 베트남에 사는 베트남인, 미국과 유럽에 거주하는 디아스포라 베트남인, 서구의 좌파 지식인, 심지어 페미니스트들까지 그 어느 누구의 기대도 온전히 충족하지 않는 배신과 전위(displaced)의 영화가 되었다. 10대까지 베트남에 살다...
월드 시네마
그리스 휴양기30대 중반의 작가인 데이빗과 아내 니나는 비수기를 틈타 그리스 티노스 섬에서 바캉스를 보내기 위해 집 한채를 렌트한다. 데이빗은 새 소설의 영감을 찾기 위해 책상 앞에서 바다만 바라보고, 시들해진 남편의 열정이 불만인 니나는 산책을 하며 무료함을 달랜다. 첫날 밤, 자신의 엄마가 집을 임대해준 사실을 모르는, 주인 딸 마가리타가 집에 찾아오고 셋은 금새 술친구가 된다. 초대받지 않은 손님인 마가리타와의 갑작...
한국영화의 오늘
극한직업번번이 검거에 실패해 해체 위기에 놓인 마약 수사반이 역전 한 방을 노리고 잠복근무에 들어간다. 5명의 마약반 형사들은 잠복근무를 위해 치킨집까지 인수하는데 의도치 않게 맛집으로 소문이 나며 호황을 누린다. 경찰공무원이 자영업자 되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하이 콘셉트 삼아 풀어나가는, 명쾌하고 발랄한 코미디. 기본적으론 매 장면 웃음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그 접근 방식이 마냥 가볍거나 자극적이진 않다. 현실적인...
갈라 프레젠테이션
글로리아 먼디 “나는 등장인물들을 판단하지 않는다. 그들을 생산하는 이 사회를 판단한다.” 로베르 게디기앙 감독
복역 중인 다니엘이 전처 실비로부터 한 통의 편지를 받으며 영화는 시작된다. ‘글로리아’라는 이름의 손녀가 태어났다는 소식이다. 다니엘은 출소 후 마르세이유로 귀환한다. 세월은 많은 것을 바꾸어 놓았다. 전처인 실비도, 서먹하기만 한 딸 마틸드도 각자의 가정을 꾸렸지만 경제적으로 힘든 생활을 한다. 어...
아이콘
기생충7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의 일곱 번째 장편영화다. 장르 관습을 자신만의 언어로 소화해온 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에서 보이지 않는 계급 문제를 전면에 부각시킨다. 반지하에 사는 기우(최우식)네 가족은 전원이 백수 상태다. 기우는 어느 날 친구의 소개로 IT기업의 CEO 박 사장(이선균)의 집의 고액 과외 자리를 얻고 이를 시작으로 온 가족이 부잣집에 침투해 기생을 시작한다. ...
아시아 영화의 창
긴 산책시간과 공간을 특정할 수 없는 라오스의 어느 한적한 시골 마을. 한 소년의 가족은 농사지은 작물을 물물교환해서 가난한 생계를 유지한다. 어머니가 결핵에 걸려 건강이 악화되자 아버지는 가족을 버리고 집을 나간다. 소년은 집 앞에서 일어난 교통사고로 한 소녀가 죽는 것을 목격한 이후, 소녀의 영혼과 친구가 된다. 시간은 흘러 도시는 개발되지만, 시골은 예전의 모습 거의 그대로다. 교외에서의 소박한 경험을 즐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