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기 어둡고 긴 터널을 걸어가는 샤오린과 샤오리. 영화는 전혀 상관없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현대 중국의 어두운 그늘을 그리고 있다. 막노동을 하는 샤오린은 섹스에 대한 열망 때문에 미칠 지경이지만 여자를 사귀기에는 여의치 않다. 무엇보다도 가진 돈이 없기 때문이다. 유부녀인 샤오리는 남편과 떨어져 생활해야 한다. 빚 때문에 남편이 상하이로 돈을 벌러 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활 여건은 점점 악화되고, 결국 샤오리는 매춘행위를 시작한다. 부부는 돈을 벌어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다짐하지만, 그 바람이 실제 이루어지리라고는 믿지 않는다. 샤오린과 샤오리는 매춘부와 고객의 입장으로 만나지만, 그동안 억눌렸던 샤오린의 불만은 샤오리에 대한 학대로 표출된다. 그래서 ‘살려 달라’는 샤오리의 비명은 울림이 크다. 그것은 아마도 계급차별은 사라졌지만 돈으로 인해 새롭게 생겨나고 있는 신분격차와 서민 대중의 고통을 대변하는 ‘한마디’이기 때문일 것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