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아내 아슈, 어린 딸 아펜과 함께 외딴 오두막에 사는 쿤쳉은 자신에게 무조건적으로 의지하는 부모에게 부담을 느낀다. 사랑하는 아내 아슈가 둘째 아이를 낳던 중 숨을 거두자 쿤쳉은 집을 떠나 막노동을 하며 살아가고, 그런 와중에 새로운 사랑도 만나게 된다. 나의 데뷔작인 이 작품은 집이 주 배경이었는데, 처음에 나는 북부에서 영화 배경으로 삼을 만한 많은 풍경들을 둘러보았지만 별로 만족스럽지 못했다. 나중에 나는 고향에 성묘하러 가는 길에 우연히 눈에 익은 검은 기와와 돌담들을 보고는 어린 시절의 기억 속에서 익숙한 정감들을 떠올렸다. 나는 왜 타이동(台東)에 돌아가서 영화를 찍을 생각을 못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우리는 일상 생활을 한다는 태도로 세트장을 만들었다. 음력 설 전에 방을 세내어 촬영 스태프들로 하여금 그 곳에 살게 하면서 닭, 고양이, 개를 키우는 동시에 대광주리를 만들었다. 세트장은 햇볕이 내리쬐이고 비바람을 맞으며 옛모습을 자연스레 찾아갔다. 또 채소밭을 만들고 그 곳에 오이와 호박을 심어 길렀는데 여름에서야 비로소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린 쳉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