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1970년대에 영화계에 입문했고, 1980년대 초에 외국에서 영화를 공부하고 돌아온 몇 명의 감독을 알게 되어, 그들이 터놓고 얘기한 각종 촬영기법에 대해 듣고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대만 뉴웨이브 영화를 얘기하자면, 내게 있어 인상이 가장 깊었던 것은 금마장 시상식에 참가하기 위해 중앙전영에서 우리를 위해 검은 양복을 준비해 줬던 것과, 시상식이 끝난 후 우리 일행이 에드워드 양의 집에 가서 양복을 벗어 던지고 다다미 위에서 마치 퇴근하고 돌아온 식당 웨이트리스마냥 굴러다녔던 일로, 정말 잊기 힘든 모임이었다. 만약 대만 뉴웨이브 영화가 없었다면 나는 아마 지금쯤 분명 오락영화의 대부가 되었지, 결코 무슨 국제적 명감독이니 뭐니 하는 위치에 서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물론 내가 이 길을 걷게 된 것을 결코 원망하지도 후회하지도 않는다. (허우 샤오시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