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 7월. 한국전쟁으로 인해 난리통이지만 산골짜기 속 바위골의 일상은 전쟁과는 무관한 듯 흘러간다. 이따금 읍내에 다녀온 사람들이 소식을 전하는 정도이다. 그런데, 미군이 패퇴하면서 바위골 사람들도 마을을 버리고 피난길에 오르는 상황이 펼쳐진다. 노근리 사건을 다룬 [작은 연못]은 전쟁의 실상을 알지 못했던 우매한 사람들이 그 속에서 희생되어 가는 과정을 거리를 두고 보여주고 있다. 이상우 감독은 이러한 상황을 특정한 이데올로기의 입장에서 다루기보다는 삶의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주민들을 집단적인 형태로 다루고 있다. 특히, 이 영화는 고인이 된 박광정씨의 유작이기도 하다. 그의 마지막 모습에 애도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