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집 아들 카이는 여자친구가 있는 프랑스를 가기 위해 프랑스어를 배우고 있다. 그리고 자주 가는 서점에서 일하는 수지를 만나게 된다. 은퇴를 준비하는 바오는 프랑스행 티켓의 대가로 카이에게 물건배달을 부탁하고, 삼촌의 조직을 인수하려는 홍이 카이의 친구를 납치하며 물건을 요구한다. 많은 등장인물과 복잡한 이야기 구성을 지닌 <오브아, 타이페이>의 대부분의 이야기는 하룻밤 사이에 일어난다. 하지만 차분한 인물소개와 ‘사랑’이라는 대주제를 잃지 않는 집중력은 자칫 혼란스러울 수 있는 이야기를 매력으로 승화시킨다.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 끝나버린 사랑, 추억이 된 사랑 등 많은 인물만큼이나 다양한 사랑이야기는 영화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그러나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은 깊은 인상을 남기는 독특한 인물들이다. 순진한 매력을 가진 카이와 수지, 사악하지만 어리숙한 오렌지 양복 강도단, 로맨틱한 두목 등 이들이 펼치는 앙상블 연기가 타이페이의 밤을 유쾌하게 수놓는다. (조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