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결혼을 선언한 어머니로 인해 단란하고 행복하게 살아온 엄마와 딸의 관계가 위기를 맞는다. 게다가 엄마의 신랑감은 머리를 금발로 물들인 서른 살 총각이다. 딸 수키는 집주인의 집으로 거처를 옮기며 반대하지만 엄마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재일 동포 감독 오미보의 두 번째 작품이며 다시 한 번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식구’란 함께 밥을 먹는 의미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영화에는 유난히 식사장면이 자주 나온다. 식사장면이 거듭될수록 식구의 수는 늘어만 간다. 결국 <엄마 시집 보내기>는 외로운 사람들이 가족으로 맺어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과거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하고 엄마에게 의지하며 살아가는 수키, 딸을 위해 지난 25년간 홀몸으로 살아온 엄마, 할머니의 죽음 이후 갈 곳을 잃은 요리사 켄, 혼자 살고 있는 집주인과 엄마가 일하는 병원의 의사. 가까이 있지만 멀리 지내던 사람들은 엄마의 결혼으로 가족으로 재탄생한다. (조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