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으로 살아가는 네 명의 게이들의 이야기. 서울 종로구 낙원동은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들이 모여 고단한 삶을 나누고, 친구를 만나고 사랑을 찾는 “낙원”이다. 영화는 이 곳에서 만난 4명의 친구들과 감독 자신을 녹여낸 정체성의 다큐멘터리이다. 영화감독 준문은 영화 제작 자체보다 커밍아웃의 문제로 자신감을 상실하고 있고, 동성애자인권연대의 활동가 병권은 차별없는 세상을 위해 다양한 집회에 참석하고 지낸다. 요리사 영수는 시골에서 올라와 10년을 외롭게 지내다 최근 게이합창단 지보이스에 참가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고, 대기업 사원인 욜은 애인과 ‘특별한’ 연애 중이며 동성 결혼을 꿈꾸고 있다. 어찌보면 특별할 것 없는 ‘사람살이’ 이야기이지만 바로 이 특별할 것 없는 지점이 이 영화의 도전이자 강점이다. 기존의 성적 소수자들을 다루는 피해자 서사와는 달리, 영화는 성적 소수자들이 ‘성적 주류자’들과 다를 바 없이 일하고, 어울리고, 꿈꾸고, 고민하고 사랑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자기 자리에서 치열하게 살고 있는 이들의 커밍아웃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홍효숙)